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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최고 165km'를 뿌리는 '괴물'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결국 올 시즌을 1군에서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큰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사사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의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경기에서 마운드에 선 사사키의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사사키는 지난시즌 초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전세계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입단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특급유망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잠재력을 대폭발시키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사사키는 지난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사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부상이었다. 사사키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손가락 물집 증세로 긴 공백기를 가지게 됐다. 사사키는 후반기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체력이 말썽을 일으켰다. 프로 입단 이후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만큼 경험 부족이 아쉬운 순간. 사사키는 전반기의 압도적인 모습을 되찾지 못했고, 생애 첫 10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그래도 뛰어난 활약 속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 일본 대표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큰 힘을 보탠 사사키는 올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최고 구속을 164km에서 165km로 끌어올렸고, 11번의 등판 만에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100탈삼진의 고지를 밟는 등 엄청난 페이스로 질주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변수가 발생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물집이 발생했고, 사사키는 또다시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퍼시픽리그 투수 부문 지표를 쓸어담던 사사키는 어쩔 수 없이 선두권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리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으나, 지난 7월 24일 소프트뱅크전이 끝난 뒤 다시 모습을 감췄었다. 이유는 왼쪽 내복사근 파열 때문이었다.
최소 2달 이탈이 전망됐던 만큼 사사키는 사실상 '시즌 아웃'을 선고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사키는 소위 '미친 회복력'을 바탕으로 부상 한 달 만에 불펜 투구를 시작하면서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지잔 10일 오릭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가졌다. 당시 사사키는 3이닝 투구수 45구 1실점(1자책), 두 번째 등판이었던 세이부 라이온스전에서는 3이닝 투구수 70구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첫 등판에서 50구 내외, 두 번째 등판나에서 70구를 던졌던 만큼 24일 등판에서는 90~100구를 소화할 예정이었는데, 사사키의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25일 일본 '닛칸 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가 24일 경기에 결장했던 이유는 '발열' 때문. 그리고 25일 경기에 앞서 '특례 2023'이라는 규정에 따라 1군에서 말소됐다.
'특례 2023'이라는 제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제도. 만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에는 1군에서 말소된 이후 10일이 지나지 않더라도 곧바로 복귀할 수 있는 특별 제도다. 단순 컨디션 난조로 볼 수도 있지만, 사사키가 정규시즌 내에 1군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미지수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 SNS
치바롯데 마린스 사와무라 히로카즈./치바롯데 마린스 SNS
현재 치바롯데는 사사키 외에도 '발열' 증세로 1군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상당히 많다. 지난 22일에는 오지마 카즈야, 전날(24일)에는 야마구치 코우키, 후지오카 유다이가 말소됐고, 25일에는 사사키와 함께 前 메이저리거 사와무라 히로카즈, 오카 히로미까지 발열로 인해 1군에서 제외됐다. 치바롯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치바롯데는 25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3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승률에서 근소하게 뒤진 퍼시픽리그 4위에 랭크돼 있다. 일본의 경우 각 리그당 3위까지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는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치바롯데는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적은 경기를 치렀는데, 정규시즌 종료까지 남은 10경기가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사사키가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치바롯데 또한 가을무대를 밟지 못한다면, 더이상 사사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그래도 38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는 등의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닌 듯하다.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컨디션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일정상 10승 달성에는 실패하게 됐지만, 부상을 털어내고 마운드로 돌아와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해와 올해까지 유독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다사다난한 사사키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의 사사키 로키./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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