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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 센가 코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뉴욕 메츠 센가 코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가 일본인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 기록을 세우며 훌륭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센가는 28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펄러싱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더블헤더 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6구, 3피안타(2피홈런) 3볼넷 8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센가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 줄곧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포스팅' 자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 구단이 허락하지 않아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센가가 '묘책'을 냈다. 일본의 경우 국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후 1년이 지나면 해외 FA 자격을 얻는데, 소프트뱅크와 연장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옵트아웃' 조항을 넣은 것.
센가는 2022시즌을 치르며 드디어 '해외 FA' 자격을 갖추게 됐고, '옵트아웃'을 통해 소프트뱅크를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기로 결심, 올 시즌에 앞서 센가는 5년 7500만 달러(약 1017억원)의 결코 적지 않은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훌륭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신인왕'으로 선정될지는 미지수지만, 신인왕을 받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친 센가는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찼고, 지난 4월 5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센가의 주무기인 엄청난 낙차의 '포크볼'은 메이저리그 팬들과 언론들에 의해 '유령 포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센가는 4월의 좋은 기세를 바탕으로 5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2.79로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뉴욕 메츠 센가 코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뉴욕 메츠 센가 코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센가는 6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3.71을 마크했고,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사이영상 듀오'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7월 1승 평균자책점 1.93, 8월 3승 2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순항했다. 그리고 이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일본인 메이저리거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활약을 펼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피홈런만 빼면 완벽한 투구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센가는 1회 선두타자 존 버티에게 던진 4구째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쏠리는 실투가 되면서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안정을 찾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센가는 2회 헤수스 산체스-가렛 햄슨-제이콥 스탈링스로 이어지는 마이애미 타선을 'KKK'로 묶더니, 3회에도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순항했다.
두 번째 아쉬운 장면은 4회였다. 센가는 재즈 치좀 주니어를 중견수 뜬공,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를 유격수 뜬공처리한 뒤 후속타자 산체스에게 몸쪽 높은 직구를 공략당해 이날 두 번째 피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센가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 1, 2루에서 제이크 버거를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벗어났고, 5이닝 2실점 '노 디시전'으로 시즌 최종 등판을 마무리했다.
LA 다저스 시절 노모 히데오./게티이미지코리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마쓰자카 다이스케./게티이미지코리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다르빗슈 유./게티이미지코리
승리를 쌓지 못한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지만, 시즌을 마무리하는 투구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와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센가는 이날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시즌 202탈삼진을 기록하게 됐는데,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 200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역대 네 번째였다. 그리고 메츠 선수로는 역대 13명째이자 31번째 200탈삼진, 신인으로서는 드와이트 구든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였다.
센가에 앞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에 200탈삼진을 넘어섰던 것은 노모 히데오(1995년 236K), 마쓰자카 다이스케(2007년 201K), 다르빗슈 유(2012년 221K)까지 총 세 명. 센가는 202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마쓰자카를 제치고 데뷔 첫 시즌 일본인 최다 탈삼진 3위에 이름을 올렸고, 9이닝당 탈삼진은 10.9개로 노모 히데오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센가는 이날 경기 전까지 161⅓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날 5이닝을 더하면서 166⅓이닝으로 규정 이닝에 도달했다. 이는 일본인 메이저리거로서는 노모 히데오와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마에다 겐타(2016년)에 이어 7년 만의 역대 5번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뉴욕 메츠 센가 코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뉴욕 포스트'는 "메츠의 시즌 마지막 두 달은 거의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실망감이 가득한 가운데, 센가는 기대에 부응,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며 "슈어저와 벌랜더가 중심이었던 로테이션에서 센가가 에이스였다. 센가는 신인왕 뿐만이 아니라 사이영 경쟁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극찬했다.
센가는 올해 29경기에서 166⅓이닝을 소화하며 202탈삼진,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8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고, 2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11위, 탈삼진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신인왕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센가가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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