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기영이가 힘이 조금 떨어졌는데…”
KIA 불펜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자책점 3.91로 리그 3위다. 전반기 3.27로 리그 1위였으나 후반기에는 4.92로 6위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다소 처진다. 야구는 애버리지의 스포츠지만, 가장 애버리지를 지키기 어려운 파트가 불펜이라는 게 중론이다.
필승조 멤버가 2~3년 이상 롱런하기 어렵다는 학습효과가 있다. 아무래도 육체적인 부하가 많이 걸리는 보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펜은 생물이며, 끊임없이 뉴 페이스를 발굴해 미래 동력을 찾아야 팀 불펜의 애버리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선두를 질주하는 LG가 그 사례를 잘 보여줬다.
KIA 불펜이 올해 여전히 리그 상위권인 건, 최지민과 임기영이라는 뉴 페이스를 발굴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에는 왼손 사이드암 김대유도 쏠쏠한 활약을 하고, 지난 1~2년간 부침이 있던 전상현은 후반기에 완벽하게 부활했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돌아온 장현식의 생산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거의 데미지가 없다.
그럼에도 후반기 들어 두 동력이 흔들리거나 잠시 사라졌다. 임기영은 9월 9경기서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4.50이다. 5월부터 8월까지 1할대 피안타율이었으나 이달 들어 0.211로 약간 올랐다. 피안타 8개 중 4개가 홈런이라는 게 눈에 띈다.
김종국 감독도 지난 28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기영이가 힘이 조금 떨어졌다”라고 했다. 올해 그립을 바꿔 낙차가 커진 체인지업이 언터쳐블이었다. 그러나 58경기서 77.2이닝으로 순수 불펜 최다이닝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팔 높이 등 미묘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7월에 조금 흔들리다 8~9월에 살아난 최지민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상태다. 대신 전상현이 두 사람 몫을 조금씩 분담해내고 있다. 최근 KIA 불펜 운영을 보면 분명 최지민 공백이 아쉬운 시점이 있다. 그러나 나머지 불펜이 십시일반으로 메워낸다.
좌완 잠수함 듀오 김대유와 곽도규가 대표적이다. 장현식도 다양한 상황에 투입돼 기존 필승조의 몫을 분담한다. 특히 김대유가 9월 12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괜찮다. 피안타율은 0.333으로 높지만, 실점을 억제하는 능력은 있다. 투구 폼의 이점은 분명하다. 곽도규와 장현식은 점수를 좀 주는 편이지만, 현 시점에선 쓰면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 막판이라 불펜이 힘들 것이다. 그래도 자기 몫을 잘해주고 있다. 기영이가 힘이 떨어졌어도 잘 해주고 있는 것이고, 대유도 잘 해주고 있고 상현이도 올 시즌에는 팔에 통증 없이 잘 해주고 있다. 마무리 해영이는 출루율이 좀 낮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잘 하고 있다”라고 했다.
장현식에겐 반전을 기대했다. 올 시즌 52경기서 2승2패3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4.40. 작년 가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4월 말에 돌아와 예전만큼의 위력을 못 보여준다. 그래도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등판해 던지는 원조 마당쇠다. 체력이 남다르다.
김 감독은 “현식이가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그래도 앞으로 좀 더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전상현이 살아났으니, 장현식마저 완전히 회복하면 왕년의 트리플J가 부활하는 것이다. 임기영이 주춤하고 최지민이 빠졌지만, 오히려 새롭게 돌파구를 여는 시간이다.
대체 선발 중에선 김건국이 1이닝용 불펜으로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26일 창원 NC전서 4⅔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커터의 움직임이 꽤 좋았다. 그날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셋업맨 활용도 가능하다고 칭찬했다. 이렇듯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정말 맞는 말이다. 임기영이 주춤하고 최지민이 없지만 새로운 동력도 보인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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