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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24·아스널)가 동료 선수를 살뜰히 챙겼다.
아스널은 28일(한국 시각) 영국 브렌트포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렌트포드와 2023-24시즌 리그컵 3라운드를 치렀다. 결과는 아스널의 1-0 승. 이로써 아스널은 개막 후 모든 경기에서 무패를 질주했다.
아스널 선수들은 1-0 승리 후 아스널 원정 팬 앞으로 향했다. 승리를 자축하며 서로 마주 보고 인사하는 장면이었다. 여기까지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다음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주장 외데고르가 모하메드 엘네니(31)의 등을 떠밀었다. 엘네니는 지난 1월 무릎 부상을 당해 최근까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번 브렌트포드전이 약 9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아스널 팬들은 외데고르의 등에 떠밀려 앞으로 나온 엘네니를 향해 박수를 쳤다. 엘네니도 수줍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오랜 세월 마음고생했을 엘네니는 이날 후반 37분에 리스 넬슨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외데고르는 아스널 신인 선수 찰스 사고에 주니어(19)의 등도 떠밀었다. 2004년생 아스널 유스 아카데미 출신 공격수 찰스 사고에는 이번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아스널 팬들은 찰스 사고에에게도 박수를 쳤다.
지난 16일 열린 토트넘-셰필드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당시 0-1로 끌려가던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에 히샬리송의 1골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히샬리송은 올 시즌 첫 골과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극적인 승리 후 홈팬들 앞으로 다가가 인사했다. 이때 주장 손흥민이 히샬리송의 등을 떠밀었다.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니까 가장 앞에 서”라는 메시지였다. 히샬리송은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홈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당시 손흥민은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히샬리송이 골 넣는 걸 보는 게 더 좋다”면서 “히샬리송은 최근 힘든 일이 있었다. 스스로 자책에 빠졌다. 주장으로서 히샬리송을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하곤 했다. 오늘 골과 오늘 승리를 기점으로 더 높이 올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그러했듯 외데고르도 소속팀 동료의 기를 살려준 것이다. 외데고르는 엘네니와 찰스 사고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줬을 뿐 아니라, 자신의 유니폼을 원하는 꼬마 팬에게 유니폼을 선물로 건넸다. 이 꼬마 팬은 아버지 등에 올라타 외데고르 유니폼을 들고 환호했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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