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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내가 느낀 감정 중 가장 재미있는 감정이었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200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지명받았지만, 2004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해 지금까지 세인트루이스만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웨인라이트는 2005시즌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아 2경기에 나섰고 2006시즌 불펜진으로 활약해 데뷔 첫 승리와 홀드,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2007시즌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웨인라이트의 통산 성적은 478경기 200승 128패 3세이브 17홀드 2668⅓이닝 2202탈삼진 평균자책점 3.53이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9월 1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개인 통산 199승을 달성했다. 이어 19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200승 고지를 밟았다. 은퇴 시즌에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던 웨인라이트는 9월 30일 신시네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라운드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헬멧을 쓰고 방망이를 든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세인트루이스는 1회부터 신시내티에 밀렸다. 1회 3실점, 2회 4실점을 한 뒤 3회말 2점을 뽑았지만, 4회초에 7점을 허용하며 2-14로 끌려갔다. 이미 기세가 넘어간 상황에서 올리버 마몰 감독이 대타 카드를 꺼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루큰 베이커를 대신해 웨인라이트를 투입한 것이다.
웨인라이트가 등장하자 세인트루이스의 홈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웨인라이트는 장내 아나운서가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헬멧을 벗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브랜든 윌리엄스의 초구 93.4마일(약 150km/h) 포심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휘둘러 파울 타구를 만들었다. 이어 90.8마일(약 146km/h) 커터를 때렸다. 웨인라이트의 타구는 2루수 조나단 인디아의 앞으로 향했다. 웨인라이트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팀 동료들과 홈 팬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경기 후 웨인라이트는 무작위 약물 검사 대상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드레싱 룸에 늦게 도착했다"고 전했다. 웨인라이트는 "102마일(약 164km/h) 공을 때리면 약물 검사를 받는다"고 농담했다.
웨인라이트는 "마몰 감독이 내게 와서 '앞으로 이틀 동안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지금 당장 타석에 나가자'고 말했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는 뜻인가?'라고 생각했다"며 "그것은 아마도 내가 이제껏 느껴본 가장 재미있는 감정 중 하나일 것이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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