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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됐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일까. 세이부 라이온스가 '성범죄'에 연루됐던 일본프로야구 前 홈런왕과의 재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도쿄 스포츠'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야마카와 호타카의 FA(자유계약선수) 거취에 대해 세이부 홀딩스 고토 타카시 구단주가 입을 열었다"고 전했다.
야마카와는 지난 2013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세이부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16년 49경기에 출전해 14홈런을 터뜨리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이듬해 78경기에서 23홈런 61타점 타율 0.298 OPS 1.081의 성적을 거두며 본격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주전 자리를 꿰찬 야마카와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야마카와는 2018년 4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퍼시픽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고, 2019시즌 또한 143경기에 출전해 134안타 43홈런 타율 0.256 OPS 0.912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훌륭한 두 시즌을 보낸 야마카와는 2020~2021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으나, 2022년 129경기에서 41개의 아치를 그렸고, 90개의 타점을 쓸어담으면서 세 번째 홈런왕과 함께 최다타점의 기쁨까지 맛봤다.
야마카와는 부활을 바탕으로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야마카와는 탄탄한 선수층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3경기에 출전해 5타수 1안타 2타점 타율 0.200 OPS 0.343을 기록했고, 일본 대표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미약하지만 힘을 보탰고, 최고의 한해에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추락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부활과 우승의 기쁨을 누리면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위해 2023시즌을 준비하던 야마카와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5월 일본 잡지사 '주간문춘'은 "지난해 도쿄 시내 호텔에서 지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WBC 대표팀이었던 야마카와가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경시청의 조사를 받았다"는 매우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당시 야마카와는 "친한 사이였다. 동의는 없었지만, 억지로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반면, 피해 여성은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억지로 밀려났다"고 야마카와의 성추행을 주장하면서 양 측의 진술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이에 일단 세이부는 야마카와를 1군에서 말소하기로 결정하고 수사 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세이부 라이온스의 모기업인 세이부 홀딩스를 향한 항의는 빗발쳤다.
피해 여성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었던 만큼 야마카와가 법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보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야마카와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고, 법적으로 성폭행과 관련된 모든 혐의에서 벗어나게 된 것. 피해 여성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여전히 야마카와의 사건은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지만, 구단으로 복귀해 시즌을 치러나가도 이상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세이부는 야마카와가 모든 혐의에서 깨끗하게 벗어나기 전까지 1군에 복귀시킬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는데, 야마카와가 1군에 등록되지 않고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프로야구에는 '고장(부상)자 특례 조치'라는 규정이 있는데, 직전 시즌 145일의 등록일수를 채운 선수가 이듬해 2월 1일부터 11월 30일 사이에 부상을 당해 1군에서 말소돼 등록 일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말소일로부터 2군 공식 경기에 출전한 날까지의 날짜가 1군 등록 일수에 포함된다.
야마카와는 지난 4월 10일 종아리 부상을 당해 27일까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는데, 이 17일이 야마카와의 등록일수에 더해지면서 FA 자격을 얻게 됐다. 따라서 야마카와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를 통해 세이부를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야마카와는 올 시즌에 앞서 세이부의 4년 계약을 거절, 1년 2억 7000만엔(약 2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일까, 세이부가 야마카와와 FA 계약을 맺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도쿄 스포츠'는 "야마카와의 복귀에 사실상의 고(Go) 사인이 나왔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고토 타카시 구단주는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고 있는 야마카와에 대해 "야마카와가 불기소됐지만,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정말 유감인 동시에 죄송하다. 시즌 중이기 때문에 (야마카와와 FA 계약에 대해서는) 보류하고 싶다"면서도 "야마카와가 어떻게 판단하는 것에 달렸다"고 밝혔다.
즉 야마카와가 FA로 떠날 경우 적극적으로 잡을 생각은 없지만, 세이부에 남을 뜻이 있다면 FA 계약을 맺을 뜻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 언론 또한 같은 시선. 성폭행 혐의에 휩싸였지만, 일단 야마카와는 FA를 선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도쿄 스포츠'는 "세이부에 남든 떠나든 야마카와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지극히 유연한 자세"라면서도 "하지만 세이부나 팀 주변에서는 그대로 야마카와는 FA를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세이부 잔류가 아니더라도 야마카와의 선수 생활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현재 야마카와는 세이부 3군에서 훈련에 임하고, 10월 9일부터 열리는 미야자키 피닉스리그에 참가할 전망. '도쿄 스포츠'는 "물밑에서 야마카와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관계자들이 뜨거운 시선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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