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시차적응’을 언급하며 애교를 부렸다.
이강인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친선 A매치에 선발 출전해 90분간 뛰었다. 0-0 접전이 펼쳐지던 후반 10분에 이강인은 직접 얻어낸 프리킥의 키커로 나서 튀니지 골문 구석에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이강인의 A매치 데뷔골이 터진 순간이다.
곧바로 두 번째 골까지 넣었다. 이강인은 선제골을 넣은 지 2분 만에 왼발 터닝슛으로 추가 득점했다. 조규성, 김민재, 이재성, 황희찬, 홍현석 등이 이강인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6만여 관중들의 함성은 극에 달했다.
후반 22분에는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김민재가 헤더슛으로 연결했다. 이 공은 튀니지 수비수 야신 메리아 몸에 맞고 굴절돼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강인의 왼발에서만 3골이 나왔다. 이강인은 후반 45분에 문선민과 교체되어 벤치로 돌아왔고, 후반 추가시간에 황의조가 1골을 추가했다. 한국은 4-0 대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최우수선수(MOM)로 뽑혀 방송 인터뷰에 응한 다음에 선수단과 함께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팬들이 “이강인!”을 연호했다. 이강인은 두 손을 들어 팬들에게 화답했다.
이때 대한축구협회(KFA) 채널 ‘인사이드캠’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강인은 ‘시차적응 다 됐어요?’라는 물음에 단호하게 고개를 젓더니 “졸려”라고 답했다. 바로 옆에 있던 정우영은 “강인이 시차적응? 봤잖아 오늘”라며 이강인이 정상 컨디션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웬 ‘시차적응’을 얘기할까? 이강인은 최근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U-24(24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지난 8일 귀국했다. 9일에는 A대표팀에 뽑혀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A대표팀 입소 첫 훈련 날 이강인은 “시차적응이 안 됐어~”라며 형들에게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대표팀 선배들은 이강인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면서도 “중국에서 왔는데 무슨 시차적응이 필요해”라며 놀렸다. 중국 항저우와 한국 사이의 시차는 단 1시간이다.
이강인은 시차적응이 아니어도 피로도가 많이 쌓인 시점이다. 소속팀인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2~3일 간격으로 아시안게임을 치렀다. 아시안게임 우승 뒤에는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으로 이동해 A매치를 소화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건 사실이다.
아직 1경기가 더 남아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 대표팀과 친선 A매치를 치른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 베트남은 95위다. 이번 베트남전은 이강인이 A매치 3호골·4호골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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