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이다 5
[여행작가 서현경] 여행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 역시 보통 여행자와 다르지 않아서 유유자적 먹고 노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역사적 장소에서 가서 유물을 보고, 멋진 자연 풍광을 본다고 해도 여행의 재미에서 맛있는 걸 먹고 쇼핑하는 걸 빼놓을 수 없다.
이제껏 우즈베키스탄을 옛 실크로드가 어쩌니, 스타벅스도 맥도날드도 없는 나라라고 소개했으니 혹여나 우즈베키스탄을 고루하고 재미없는 여행지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독자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여행의 다른 재미를 얘기해 보려 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맛있는 것과 쇼핑은 절대 지켜야 하니까.
◇우즈베키스탄에서 꼭 먹어볼 것
#샤슬릭
우즈베키스탄에서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연기가 피어오른다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바로 샤슬릭을 굽는 연기이다. 긴 꼬치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 굽는 샤슬릭은 호불호 없이 좋아할 음식이다. 참고로 이슬람 문화권인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싸고 질 좋은 양고기로 만든 샤슬릭을 추천한다.
#쁠롭 & 라그만
쁠롭은 우리 식으로 말하면 볶음밥이다. 우즈베키스탄 모든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커다란 솥에 기름을 넉넉히 부어 불린 쌀과 야채, 고기를 넣어 볶는다. 지역마다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고 맛도 다르다고 한다. 보기엔 익숙해 보이지만 맛은 꽤 이국적이다.
쁠롭이 밥이라면 라그만은 국수 요리다. 국물이 있는 것도 있고 볶음으로 만드는 것도 있다. 두꺼운 면은 마치 칼국수 같고 토마토와 향신료가 들어간 국물은 제법 입에 맞는다. 식당에 들어가 뭘 먹어야 할지 모를 때 선택하면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메뉴이다.
#넌
모든 요리에 함께 나오는 우즈베키스탄 빵이다. 어른 얼굴 크기만 한 동그란 빵은 시장이나 상점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다. 담백하고 고소해서 기름진 음식이나 진한 향이 나는 음식을 먹을 때 잘 어울린다. 화덕에서 갓 구워 나온 넌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 손에 하나같이 커다란 꾸러미가 들려 있었는데 그게 바로 넌이었다. 나도 다음번 쇼핑목록 1번으로 넌을 올려두었을 정도로 맛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쇼핑 리스트
#핸드메이드 접시
우즈베키스탄 특유의 무늬와 색이 담긴 핸드메이드 접시는 우즈베키스탄 여행 내내 자주 볼 수 있다. 퀄리티와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시장에서 파는 기념품 같은 것에서부터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하다. 이국적이고 예뻐서 하나쯤 꼭 사게 되는 품목이다. 깨지기 쉬우므로 잘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죽 제품
타슈켄트에 가죽 제품으로 유명한 숍이 꽤 있다. 지갑이나 키링 같은 소품에서부터 가방, 클러치 등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핸드메이드 제품이 대부분이어서 투박하지만 흔하지 않은 디자인의 제품이 많다.
#견과류와 꿀
다른 건 필요 없고 먹을 게 최고라면 견과류와 꿀을 추천한다. 시장에 가면 아몬드, 호두, 땅콩은 기본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견과류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뭔지 모르면 직접 맛을 볼 수도 있으니 먹어보고 사면 된다. 다만 권하는 대로 맛보다 보면 다 맛있어서 어느새 비닐봉지를 주렁주렁 들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꿀 역시 싼 가격에 질이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 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다. 터지지 않게 포장만 잘해오면 꽤 괜찮은 쇼핑 아이템이다.
이밖에도 우즈베키스탄에는 맛있는 건 너무나 많고 사야 할 것도 많다. 고정관념을 깨고 우즈베키스탄으로 식도락과 쇼핑 여행을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맛과 재미가 있는 곳이 바로 우즈베키스탄이다.
유유자적 걷다가 샤슬릭 굽는 연기를 따라가 맥주 한잔을 마셔보는 건 어떨지. 마침 우즈베키스탄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서현경. 꽤 오래 방송 구성작가로 글을 썼으며 지금은 구성작가, 여행작가, 에세이스트 등 쓰는 글에 따라 다르게 불리지만 어쨌든 끊임없이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책 <너와 여행이라는 미친 짓>, <체크인 러시아>, <내 안의 그대, 러시안 블루>를 썼다.
여행작가 서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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