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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호투를 펼치며 팀의 월드시리즈 첫 승을 안겼다.
켈리는 2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9-1 승리를 견인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시리즈전적 1승 1패를 만들었다.
켈리는 한국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통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18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019년 애리조나과 계약하며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켈리는 애리조나의 주축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며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 됐다.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5시즌 동안 127경기에 등판해 750⅔이닝을 소화했고, 48승 43패 평균자책점 3.80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더욱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있다.
켈리는 지난 8일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선발로 나와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이어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선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4실점에 그쳤다. 안타 3개가 모두 홈런으로 연결됐다. 아쉽게 패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24일 6차전에서 다시 만난 필라델피아를 5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설욕에 성공했다. 켈리의 호투에 힘입어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간 애리조나는 결국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일궈냈다.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출전하는 월드시리즈다. 구단 역대 두 번째다.
켈리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3경기(17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65을 마크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1차전은 팽팽한 승부 끝에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차전 선발 등판하는 켈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켈리는 무시무시한 역투를 펼쳤다.
1회 마커스 세미엔을 상대로 공 7개로 삼진 처리했다. 이어 코리 시거를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에반 카터를 상대로는 낮은 커터로 삼진으로 솎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2회도 깔끔했다. 공 2개로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3루 땅볼로 막아냈다. 다음 미치 가버는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93마일(약 149.6km) 싱커로 3루 뜬공으로 처리했다. 요나 하임마저 공 1개로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켈리는 3회도 안정적이었다. 첫 타자 나다리엘 로우와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92.9마일(149.5km) 포심패스트볼을 윽박질러 삼진으로 잡아냈다. 로우가 꼼짝하지 못했다. 조시 영과도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6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94.3마일 싱커로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레오디 타베라스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삭제했다. 3회까지 퍼펙트였다.
투수전으로 이어지던 승부는 4회 깨졌다. 가브리엘 모레노의 솔로포가 터졌다. 이어 1사에서 토미 팜이 2루타를 때려냈고,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적시타로 연결하면서 2-0으로 애리조나가 앞서나갔다.
2점의 리드를 안고 오른 4회말 켈리는 첫 피안타를 허용했다. 세미엔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아낸 켈리는 시거를 공 1개로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카터에게 체인지업을 공략당하며 중전 안타를 맞았다.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가르시아를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조금씩 켈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5회 일격을 당했다. 선두타자 가버에게 3구째 93.3마일(약 150.1km) 싱커를 던졌는데 좌측 담장을 넘기는 추격의 솔로포를 허용했다. 흔들릴 수 있었던 켈리에게는 동료가 있었다. 하임이 1루 선상으로 타구를 쳤다. 이때 1루수 워커가 1루 베이스 맞고 튄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켈리에게 던져 첫 아운카운트를 잡았다.
힘을 낸 켈리는 로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영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페르도모가 몸을 날려 잡았지만 뿌리지는 못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세미엔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출발했다. 다소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이었지만 주심은 스트라이크 콜을 선언했다. 이어 시거 역시 삼진으로 처리했다. 92.4마일(148.7km) 커터로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켈리는 카터마저 삼진으로 막아내며 KKK로 이닝을 끝냈다.
켈리의 위력투는 7회에도 이어졌다. 여전히 제구와 구위가 완벽했다. 가르시아를 94.1마일(151km) 포심패스트볼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맞은 가버는 공 3개로 3루 땅볼로 유도해 설욕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94.3마일(151.7km) 싱커로 하임을 삼진 처리했다.
켈리는 8회 앤드류 살프랭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투구수는 89개다.
켈리는 이날 등판으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켈리는 2020년대 월드시리즈에서 7이닝을 소화한 최초의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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