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제2의 인생도 유쾌하게"
NC는 30일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며 "박석민은 최근 구단에 20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뜻을 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석민은 지난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았다. 데뷔 초 박석민은 1군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상무에 입단했다. 군 문제를 털어내고 돌아온 박석민은 신인 시절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박석민은 2008년 126경기에 출전해 116안타 14홈런 64타점 65득점 타율 0.279 OPS 0.835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주전으로 도약했다.
박석민은 2008년을 기점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고, 2015년까지 삼성에 몸담았다. 그리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96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특히 박석민은 2020시즌 NC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거두는데 큰 힘을 보탰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2+1년 최대 34억원의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박석민의 기량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은 2021시즌부터였다. 문제는 기량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포함됐다는 점이었다. 박석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창궐하던 2021년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자리를 가지게 됐고, KBO리그 사상 초유의 리그중단 사태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
박석민은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구단으로부터는 50경기 출장 정지가 더해지면서 총 12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 인해 박석민은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데 애를 먹었고, 2022시즌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16경기에서 타율 0.149에 그쳤다. 게다가 올해도 30경기에서 타율 0.193로 극심한 부진을 거듭한 끝에 결국 현역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한차례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지만, 박석민은 한국시리즈 6회 우승과 골든글러브 2회(2014, 2015년), 2016년 플레이오프 MVP, 2020년 출루율 1위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KBO리그에서 18시즌을 뛰는 동안 1697경기에 출전해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 882득점 타율 0.287 OPS 0.893의 성적을 거뒀고, 특히 한 경기 최다 타점(9타점)은 박석민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베테랑의 은퇴에 사령탑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인권 감독은 30일 KT 위즈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박석민의 은퇴에 대한 질문에 "시즌 말쯤 한 번 만나서 교감을 나눴다. 나는 아쉬움이 클 것 같아서,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몸이 정상 컨디션으로 잘 돌아오지 않는 것 같더라. 그래서 박석민의 의견을 존중해 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강인권 감독은 컨디션만 좋아진다면,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도 고려했었다. 그는 "몸만 정상적이라면 시즌 말미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박석민이 조금 더 마무리를 좋게 할 수 있게 해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박석민이 '몸 때문에 은퇴를 하게 됐다'라는 말을 하더라. 개인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싶었다"며 "항상 유쾌하게 야구를 했던 만큼 제2의 인생도 유쾌하게 잘 지내리라고 본다"고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췄다.
현역 은퇴를 결정한 박석민은 "20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뛸 수 있게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NC와 삼성 팬 여러분, 야구선수 박석민을 사랑해 주신 팬 여러분들께 18번 유니폼을 입은 선수 박석민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사람 박석민으로 존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까지 야구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 감사드리고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로 고생하며 힘든 시간을 버티고 응원해 준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두 아들(준현, 서준)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수원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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