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홈런을 쳐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KT 위즈 우타 외야수 배정대(28)는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1-9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서 NC 마무리 이용찬을 공략해 추격의 만루홈런을 쳤다. 그러나 배정대는 2일 플레이오프 3차전 직후 위와 같이 얘기했다.
당시 KT가 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만루홈런 이상으로 본인의 수비 실수가 경기에 미친 영향이 컸다. 1-6으로 뒤진 4회초 2사 1,2루 위기. KT 구원투수 이상동이 NC 외야수 권희동과 11구 접전 끝에 우중간 타구를 내줬다.
타구는 잘 맞았지만, 배정대가 낙구지점을 여유 있게 포착, 포구 준비를 했다. 고개를 약간 숙이긴 했지만 아주 불안정한 자세도 아니었다. 그런데 타구가 배정대의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지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 한 방이 나오기 전부터 분위기는 NC에 있었다. 그러나 이 한 방으로 KT의 추격이 더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배정대는 팀 동료, 팬들을 향해 그 미안한 마음을 안고 플레이오프 2~3차전을 치른 듯하다.
KT로선 다행이다. 1~3차전서 9타수 4안타 2홈런 6타점 3득점. 2일 3차전서 0-0이던 2회초 1사 1루서 NC 선발투수 태너 털리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월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낮게 잘 떨어졌으나 잘 잡아당겼다.
배정대의 이 한 방이 결승타가 됐고, KT는 기사회생했다. 만약 KT가 스윕패로 시즌을 마쳤다면, 배정대는 1차전 심정을 밝힐 기회조차 없이 시즌을 마쳤을 것이다. 3차전 홈런으로 1차전에 진 마음의 빚을 해결했다.
배정대는 “태너가 1루 퀵모션이 빨라서 빨리 준비를 했다. 타이밍이 조금 늦었는데 2구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라고 봤다. 잘 맞아떨어졌다.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플레이오프 첫 안타가 페디로부터 빨리 나와서 마음 편하게 다음 타석에 임했다”라고 했다.
권희동의 1차전 타구에 대해 배정대는 “나와선 안 될 실수했고, 그날 홈런을 쳤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래도 그 다음 경기가 있고, 실수에 대한 잔상을 지우려고 했다. 솔직히 1차전은 긴장을 많이 했다. 수비에도 집중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KT는 배정대의 홈런을 시작으로 리버스스윕에 도전한다. 배정대는 “선수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리버스 스윕이 목표”라고 했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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