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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담동 박승환 기자] "마이너 거부권 보다는 옵트아웃을 넣는 것이 낫다고 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호텔리베라 베르사이유 홀에서 2023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하성은 데뷔 첫 시즌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볼의 적응에 애을 먹는 등 117경기에 출전해 54안타 8홈런 34타점 27득점 타율 0.202 OPS 0.622의 성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하지만 2022시즌에 앞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되면서 김하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김하성은 2022시즌 150경기에 나서 130안타 11홀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타율 0.201 OPS 0.708으로 활약하며 공격적인 요소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게다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손에 넣었지만, 최고의 시즌은 올해였다.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타율 0.260 OPS 0.749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그 결과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실버슬러그와 함께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실버슬러거와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은 불발이 됐지만, 유틸리티 부문에서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게 됐다.
현재 김하성에 이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될 선수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지난해 KBO리그 타격 5관왕과 함께 정규시즌 MVP 타이틀을 손에 넣은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이정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절반 이상의 구단이 이정후에 대한 문의를 해왔다고 밝힐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 이정후의 예상 행선지로는 10개 구단 이상이 손꼽히고 있다. 그중에서는 이정후가 재활에 힘쓰고 있던 시절 피트 푸틸라 단장이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메이절그 진출을 선언한 직후부터 줄곧 유력 행선지로 손꼽혔던 뉴욕 양키스 등이 유력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정후의 예상 몸값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맺었을 때보다 높게 전망되고 있다. 미국 'CBS 스포츠'는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옵트아웃이 포함된 6년 9000만 달러(약 1165억원)을 전망하고 있으며,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18일 4년 6000만 달러(약 776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지 복수 언론은 이정후가 5000만 달러(약 647억원)의 큰 계약을 품에 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이정후와 특히 가깝게 지냈던 김하성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를 대비해 선수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 공부였다. 분명 야구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선수단과 어울리기 위한 언어도 중요하다는 것이 김하성의 주장이다.
김하성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말을 한다면'이라는 말에 "(이)정후와 (고)우석이는 너무 잘하고, 대단한 선루하는 것을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한다면, 영어를 못해서 나와 비슷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하성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굉장히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김하성은 "영어 공부를 추천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이 마음을 열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즉 통역이 있지만, 선수들과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그들이 마음을 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일찍부터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김하성의 조언이었다.
영어 공부와 함께 김하성이 강조한 것은 '옵트아웃'이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아무런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이런 부분에서 (이)정후에게도 조언을 했다. 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첫해에 못했는데도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연봉을 많이 조금 받으면, 너무 바닥을 찍지 않는 이상 마이너리그에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하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큰 의미는 없었다. 내가 진출할 당시에는 선배들이 마이너리그에 가 계셨던 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로 가면 큰 일이 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정후도 돈을 적게 받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집착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옵트아웃을 넣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힘주어 말했다.
옵트아웃은 구단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는 노려볼 수 있는 옵션.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더 좋은 계약을 물색해보라는 것이다. 이정후가 어떤 팀과 계약을 맺을지는 미지수지만, 미리 빅리그를 경함한 김하성의 조언은 분명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청담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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