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다음에 올 내야수는 김혜성이라 생각한다"
2020시즌이 종료된 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04억원)의 계약을 맺은 이후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긴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을 통해 새로운 메이저리거의 탄생이 임박했다. 바로 이정후다. 이정후는 지난해 정규시즌 MVP로 선정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 곧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전망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도 현재 메이저리그행을 꿈꾸고 있다. 바로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올해 단 한 번도 빅리그 진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이는 당시 LG 트윈스 조차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는데, 고우석 측은 차명석 단장과 면담에서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의 뜻을 밝혔다.
현재까지는 이정후만이 확실하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예정이지만, 내년이 되면 다른 한 명의 선수가 등장하게 될 예정이다. 그동안 수많은 빅리거를 배출했던 키움 히어로즈에서 김혜성이 포스팅을 통한 빅리그행을 노려볼 거승로 보인다. 지금껏 소속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바랍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만큼 김혜성의 도전도 응원을 해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은 김혜성은 2024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현재 김혜성도 메이저리그행을 희망하는 중이다. '친구' 이정후도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절친한 형인 김하성도 빅리그에서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김혜성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실시된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훈련 당시 빅리그행에 대한 뜻을 드러냈다. 당시 김혜성은 "일단 내년 시즌에 잘해야 된다"고 말을 아끼는 듯했으나 "올해보다 잘한다면 좋게 봐주시고,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빅리그 진출에 대한 생각은 갖고 있느냐'는 말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김혜성의 장점은 확실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는 정교함과 빠른 발. 특히 최근 6시즌 동안 도루는 무려 181개에 달한다. 이는 발 빠른 타자들에게 이점이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더욱 활용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게다가 유격수를 비롯해 2루수 등 내야 대부분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파워가 부족한 면은 있지만, 올해는 200안타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한국인과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의 시선에서도 이정후에 이어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선수로 김혜성을 꼽았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차기 메이저리거로 주목하고 있는 선수'에 대한 질문에 주저 없이 김혜성을 꼽았다. 김하성은 "내가 주목하고 있는 선수는 다음에 메이저리그로 올 내야수는 김혜성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키움 시절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고 '키스톤 콤비' 호흡도 맞춰본 만큼 김혜성의 성격과 장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김하성은 "APBC도 봤는데, (김)혜성이가 그 나이대 선수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혜성이가 잘 성장하면, 나보다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워낙 성실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도 강하다. 내야수로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하며 미소를 지었다.
먼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고, 후배들이 '길'을 터주고 있는 김하성이 향후 빅리그 무대를 밟을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영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웠으면 한다. 나는 메이저리그를 갈 것이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를 미리 하면 좋을 것 같다. 아마 살아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 번째 조언은 마이너리그행 거부권보다는 '옵트아웃' 조항을 계약 내용에 심는 것이다. 김하성은 "이런 부분에서 (이)정후에게도 조언을 했다. 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연봉을 조금 많이 받으면, 너무 바닥을 찍지 않는 이상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큰 의미는 없었다. 차라리 옵트아웃을 넣는 것이 낫다고 본다"는 조언을 건넸다.
김하성은 이정후는 물론 김혜성이 향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을 고대하는 중이다. 김하성은 "(김)혜성이가 자주 연락이 온다. 아무래도 궁금함게 많은 것 같다"고 웃으며 "궁금하게 많다는 것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혜성이도 내년이면 포스팅이 가능한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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