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자에게 버럭 할 수도 없고...미소 머금고 항의하는 호랑이 감독 [유진형의 현장 1mm]

송스타를 만든 김호철 감독, 사제지간에서 심판과 감독으로 다시 만났네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있다가 사인을 낸다는 거지. 바로 사인이 나와야지 그걸 2분, 3분 동안 있다가 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비디오판정 후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했다. 자세히 들어보면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가 아닌 비디오판독이 시행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선두 경쟁을 하려는 현대건설과 상위권으로 진출하려는 IBK기업은행의 경기였다. 

김호철 감독이 이광훈 심판위원장, 이명희 경기위원,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김호철 감독이 이광훈 심판위원장, 이명희 경기위원,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김호철 감독이 이광훈 심판위원장, 이명희 경기위원,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김호철 감독이 이광훈 심판위원장, 이명희 경기위원,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그런데 1세트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14-10 현대건설이 앞선 상황에서 IBK기업은행 최정민이 서브를 넣었다. 현대건설 정지윤의 리시브와 김다인의 토스 때 모마가 연타 공격을 시도했다. 최정민은 슬라이딩으로 손을 쭉 뻗으며 공을 살려냈고 황민경이 밀어 넣기로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의 비디오판독 신청으로 최정민의 수비 실패가 선언되며 현대건설의 득점으로 번복됐다. 이때 김호철 감독의 항의가 시작됐다. 김호철 감독은 이광훈 심판위원, 이명희 경기위원, 송인석 부심에게 찾아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가 아닌 비디오판독이 시행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호철 감독은 비디오판독 신청 자체가 늦었다는 항의였다.

호랑이 감독이 유명한 김호철 감독은 쓴소리를 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특히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할 때는 화를 내려다가 참는 모습이 여러 번 보였다.

김호철 감독이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김호철 감독이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송인석 부심이 김호철 감독에서 설명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송인석 부심이 김호철 감독에서 설명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김호철 감독과 송인석 심판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송인석 심판은 선수 출신이다. 현역 시절 '송스타' 불리며  05~06시즌 현대캐피탈 주전 아웃사이더 히터로 우승을 이끈 선수였다. 당시 현대캐피탈 감독이 김호철이었다. 

송인석은 2000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현대캐피탈의 전신인 현대자동차에 지명됐다. 가능성은 인정받았으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던 송인석은 김호철 감독을 만나 꽃을 피웠다.

김호철 감독은 자질은 뛰어나지만 성장하지 못하는 송인석의 가장 큰 문제를 자신감 부족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송스타'라는 별명을 직접 지어주며 칭찬으로 자신감을 키워 주었다. 이러한 김호철 감독의 배려와 조련으로 송인석의 기량은 크게 발전했고 2005년부터 팀의 주전 아웃사이더 히터로 성장했다. 자존감이 높아진 그는 현대캐피탈이 두 차례 우승의 주역이었다.

한때 사제지간이었던 두 사람은 이제 감독과 심판으로 코트에서 만나고 있다.

[송인석 부심에게 항의하는 김호철 감독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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