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부적으로 명단을 받자마자 뽑을 수 있는 1순위였다.”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9개 구단의 35인 보호선수를 보자마자 고민하지 않았다. 내부 회의를 거쳤지만, 최주환(35)을 지명하자는 것에 어렵지 않게 합의를 봤다. 4년 42억원 FA 계약의 잔여 2년을 승계한다. 그리고 1라운드 영입이니 4억원을 SSG 랜더스에 양도해야 한다.
단순계산상으로 보상선수 없는, 2년 25억원짜리 C등급 FA 한 명을 영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SSG는 10개 구단 중 샐러리캡이 가장 빡빡해 어쩔 수 없이 베테랑 일부를 보호명단에 못 넣었고, 올 시즌 최하위에 그치며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은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샐러리캡이 가장 여유 있는 구단이다.
고형욱 단장은 전화통화서 “내부적으로 명단을 받자마자 뽑을 수 있는 1순위라고 봤다. 우리가 원하는 유형의 타자다. 고민도 안 했다. (최주환 잔여연봉과 샐러리캡)금액도 계산했지만, 전혀 신경 안 썼다”라고 했다.
키움은 여전히 타선의 생산력이 고민이다. 1루와 2루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최주환이 필요하다. 박병호(KT 위즈) 퇴단 후 여전히 확고부동한 1루수가 없다. 주전 2루수 김혜성과의 공존도 가능하다. 지명타자를 활용하면 되고, 최주환은 1루도 가능하다. 고형욱 단장은 3루도 테스트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주환은 두산 베어스 시절 3루수도 봤다.
고형욱 단장도 “타율은 낮아도 장타, 타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다. 2할 6~7푼에 장타를 쳐주면 된다. 고참이고 하니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우리가 공격이 여전히 좀 약한데, 정말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사실 결정적 이유는 김혜성 때문이다. 김혜성은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풀타임으로 1년을 더 소화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키움으로선 김혜성이 떠난 뒤 2루 운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최주환은 그런 측면에서도 안성맞춤이다. 고형욱 단장도 부정하지 않았다.
최주환은 키움을 통해 “갑작스럽게 결정돼 놀랐다. 연락도 정말 많이 받았다. 새로운 구단에 합류하게 된 만큼 잘 적응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도 내년이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잘해서 좋은 성과를 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끝으로 최주환은 “키움은 젊은 선수가 많아서 밝은 팀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팀으로 만났을 때도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원석이 형이 초, 중, 고 1년 선배다. 방금 전에도 전화주셔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같이 잘 해보자고 이야기해 주셨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