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우즈베키스탄, 잉글랜드 꺾고 8강 진출
미르자예프 프리킥골로 2-1 승리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2023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가 멋진 프리킥으로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격침했다. 잉글랜드의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처럼 멋진 오른발 감아 차기 프리킥으로 득점을 만들었다. 라지즈베크 미르자예프가 원더골을 뽑아내며 우즈베키스탄의 8강행을 이끌었다.
우즈베키스탄은 22일(이하 한국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잉글랜드와 격돌했다. 한국, 일본, 이란 등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아 8강행에 도전했다. 하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C조 1위로 조별리그 통과한 잉글랜드의 전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B조에서 1승 1무 1패 조 3위에 랭크되며 와일드카드로 가까스로 16강 고지를 밟았다.
뚜껑을 열자 분위기가 달랐다. 우즈베키스탄이 경기 초반 선제골을 잡아냈다. 전반 4분 만에 잉글랜드 골문을 뚫었다. 원톱으로 출전한 아미르베크 사이도프가 득점에 성공했다. 역습 기회에서 미르자예프가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잉글랜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공이 높게 떴다. 사이도프가 침착하게 헤더 슈팅을 연결해 골을 뽑아냈다.
리드를 오래 지키지는 못했다. 잉글랜드의 공세에 고전하다 전반 35분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수비가 뚫렸다. 전반 35분 조엘 은달라를 놓쳤다. 후방 스루패스에 수비 뒤 공간이 열렸고, 빠른 스피드의 은달라를 수비수들이 잡지 못했다. 골키퍼 1 대 1 찬스를 내주며 골문이 열리고 말았다.
이후 잉글랜드 공세를 잘 막으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골키퍼 무함마드유수프 소비로프의 연속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기회를 잡았다. 후반 32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키커는 주장 미르자예프. 골문으로부터 약 2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슈팅을 준비했다.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잉글랜드 골문 안으로 파 들었다. 베컴의 '부메랑 프리킥'처럼 날카롭게 감기면서 골문을 통과했다.
미르자예프는 우즈베키스탄 캡틴으로 오른발 킥에 능한 선수다. 한국과 인연도 있다.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16세 이하 대표팀 맞대결에 출전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과 승부에서 골을 넣었다. 우즈베키스탄이 1-2로 뒤진 후반 36분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우즈베키스탄은 미르자예프의 프리킥 득점에 이어 후반 45분 마마달리콘 올리모프가 역전골을 작렬하며 한국을 3-2로 꺾었다.
잉글랜드를 격침한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홀로 8강 고지를 점령했다. 개최국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 일본과 이란이 16강전에서 패배를 기록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16강전에서 잉글랜드를 제압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5일 프랑스를 상대로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한편, 우즈베키스탄-프랑스 외 8강전 3경기는 스페인-독일, 브라질-아르헨티나, 말리-모로코 승부로 결정됐다. 3경기 모두 같은 대륙 팀 맞대결로 벌어져 눈길을 끈다.
[미르자예프(위), 잉글랜드-우즈베키스탄 16강전 결과(중간). 우즈베키스탄 응원단. 사진=FIFA 제공, 사커웨이 캡처]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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