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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기자] 방송인 겸 외식 사업가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한 이유를 공개했다.
홍석천은 27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이하 '4인용 식탁')에 출연해 절친인 개그우먼·배우 겸 사업가 안선영, 배우 이문식, 친누나의 자녀인 입양 딸 홍주은을 작년까지 브런치 카페를 운영했던 자신의 이태원 건물로 초대했다.
이에 이문식은 "요식업에 뛰어든 계기가 뭐냐?"고 물었고, 홍석천은 "내가 커밍아웃을 2000년도에 했잖아. 그 후에 방송이 다 끊긴 거야. 여섯 개 프로가. 그래서 3년 반을 쉬었어, 방송을. 출연 정지를 당해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선영은 "내가 2000년도에 데뷔했는데 굉장히 큰 사건이었지 그때"라고 당시를 떠올렸고, 홍석천은 "2000년도에 연예계 베스트 뉴스 중에 내가 1등인가 2등을 했다"고 전했다.
그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는 큰 충격이었던 홍석천의 커밍아웃. 이를 들은 이문식은 "그때 당시만 해도 엄청난 파격이었다"라고 말했고, 홍석천은 "완전 파격이지!"라고 동감했다.
이문식은 이어 "'홍석천이 무슨 생각으로 커밍아웃을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니까"라고 털어놨고, 홍석천은 "내가 너무 지독한 사랑을 20대 때 한 번 해봤어. 근데 내가 커밍아웃을 안 한 것 때문에 헤어지게 된 거야"라고 운을 뗐다.
홍석천은 이어 "그래서 '나는 어떤 게 중요한 사람일까? 돈인가? 인기인가? 유명해지는 건가? 그럼 난 언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여태껏 불행했잖아. 성 정체성을 숨긴 것 때문에. 때문에 '난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커밍아웃을 해야겠다. 다음에 다가올 사랑에 당당하기 위해'라고 다짐했다"고 커밍아웃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난 커밍아웃을 할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첫 질문이 '홍석천 씨는 방송에서 보면 여자 같은 캐릭터인데 여자보다 남자를 더 좋아하냐?'인 거야. 예능이니까 농담으로 가볍게 물어본 거였는데 '이때다! 내가 당당히 커밍아웃을 할 수 있겠구나, 카메라 앞에서'라는 생각에 '맞다. 저는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싸늘해지면서 난리가 난 거야, 촬영 접고. 그래도 난 '마음의 준비 다 했으니 내보내고 싶으면 내보내라'고 했는데 제작진 회의 끝에 방송 불가 판정이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공개적인 커밍아웃은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약간 포기했는데 몇 주 있다가 어떤 기자한테 연락이 온 거야. 그래서 그 기자랑 한 3~4시간 인터뷰하고 '커밍아웃 기사를 내고 싶다'고 했다"고 털어놓은 홍석천.
그는 "그러고 나서 부모님께는 알려야 되잖아. 전화했어. '제가 게이인데 커밍아웃한 기사가 나올 거다' 그랬더니 '게이가 뭐야? 커밍아웃은 또 뭐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엄마, 내가 남잔데 남자를 좋아해' 그랬더니 '그건 우정이야'라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우정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이야' 이거를 전화로 설명했는데 그 와중에 아빠가 택시타고 서울로 올라오셨다. 아빠는 그 의미를 아신 거지. 그래서 변호사 데리고 와가지고 '절대 안 된다. 이 기사 나가면 우리 다 죽을 거다'라고 필사적으로 기사를 막으려 하셨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우리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야. 나 기독교가 모태 신앙이야. 우리 엄마 권사님이야. 우리 고모는 무려 목사님이야. 가족 모임에 몇 년을 못 갔다"고 덧붙였다.
홍석천은 이어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께서 한 평생을 시골에서 사셨는데 나 같은 사람을 본 적도 없으실 거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를 하고 싶어도 가늠할 수가 없는 거지"라고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어 "지금까지도 힘들어하신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100% 저를 이해하지는 못하신다. 근데 부모라는 입장에서 자식이 잘되길 기도해 주고 내가 하는 많은 일들을 응원해 주시고"라며 "커밍아웃할 때 아들이 괴로워하는 걸 보셨기 때문에 지금은 많이 얘기 안 하려 하시고. 그렇지만 한켠 빈자리를 가끔 표현하실 때는 저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고"라고 토로했다.
한편, 종합편성채널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스타다큐는 끝났다! 가장 가까이에서 스타의 모든 것을 지켜본 절친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새롭게 각색하는 스타의 인생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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