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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벌어진 괴롭힘 사태에 선수회 회의까지 취소됐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28일 "라쿠텐 투수 안라쿠 토모히로가 라커룸에서 폭행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발각됐다. 27일 미야기현에서 열릴 예정이던 선수협 회의가 취소됐다. 29일 투수·포수, 30일 야수 회의가 잇달아 취소돼 소란의 여파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체는 "복수의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며칠 전에 서둘러 선수회 회의 취소가 결정됐다. 현재 상황에서 팀 관계자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수회 임원들은 예약했던 시설에 취소 연락과 사과 등 대응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26일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 '산케이 스포츠' 등은 안라쿠가 라커룸에서 여러 선수를 괴롭혔고 이에 불만을 가진 선수들이 이 사실을 알린 것이다.
한 선수는 안라쿠에게 머리를 맞아 경추에 통증을 느꼈다. 훈련에 영향을 미치는 통증이었다. 하지만 더 피해를 입고 싶지 않아 트레이너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또 다른 선수는 라커룸에서 안라쿠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속옷을 벗겨 하반신을 노출하게 했다.
안라쿠의 가혹 행위는 시간을 가리지 않았다. 안라쿠의 식사 초대를 거절한 선수가 있다면, 끈질기게 전화를 걸었다. 한 달 전부터 미리 계획을 묻곤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거절당하면 선수를 욕했다.
라쿠텐은 사건을 조사했다. 감독, 코치, 선수, 직원 등 1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안라쿠에게 괴롭힘을 당했거나, 본 적이 있거나, 들은 적이 있는지 파악했다. 또한, 안라쿠가 아닌 다른 선수에게 괴롭힘을 받은 사례도 있는지 조사 중이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약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는 26일에 마감됐다. 현재 조사 내용을 정밀히 파악 중이다"고 했다.
안라쿠는 현재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그럼에도 괴롭힘에 관여했던 또다른 인물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선수회 회의를 취소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선수회 회의는 골프를 즐긴 후 온천숙소에 머물며 식사를 즐기는 흐름이 일반적이다. 스태프들도 참여한다"며 "한 선수는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중단하는 것이 어쩔 수 없지만, 늘 도와주는 스태프들을 위로하는 의미가 강한 행사다. 1년에 한 번 감사를 전할 시간이 없어진 것은 정말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고 전했다.
한편, 안라쿠의 재계약 문제도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라쿠텐의 모리이 마사유키 사장은 "적절한 조치, 대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사를 마친 뒤 안라쿠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보류선수 명단 제출날인 30일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안라쿠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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