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건우 선배님(33, NC 다이노스)을 롤모델로 해야 한다며…”
키움 히어로즈의 2024시즌 외야는 어떻게 꾸려질까. 7년간 한 자리를 맡아 놓은 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사실상 세 자리 모두 무주공산이다. 어느 정도 구도가 계산이 되는 내야와 달리, 외외야는 오리무중이다.
우선 ‘포스트 이정후’로 꼽히는 이주형은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베테랑 이형종도 부활만 한다면 충분한 출전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FA로 영입한 선수이기 때문에 출전시간을 먼저 주는 게 맞다.
그리고 재계약을 추진 중인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이 있다. 이렇게 되면 외야 세 자리가 쉽게 채워질 것 같지만,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선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이들이 풀타임을 뛴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런 점에서 시즌 막판 센세이션을 일으킨 우타 외야수 박수종(24)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2022년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1군 데뷔 첫 타석이 지난 9월21일 NC전이었다. 놀랍게도 그때부터 약 1개월간 23경기서 45타수 19안타 타율 0.422 3타점 7득점 OPS 0.993이었다.
홍원기 감독이 그렇게 눈 여겨 보지도 않은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2군에서 계속 추천이 들어왔고, 1군에 올려서 써봤더니 대박이 난 케이스다. 물론 표본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이 성적으로 박수종의 미래를 낙관하는 건 위험하다.
그러나 지난달 원주 마무리캠프를 지켜본 키움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홍원기 감독 또한 박수종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히는 재주가 있는 선수다.
박수종은 지난달 9일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강한 타구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고 루틴 같은 걸 만들려고 타격코치님과 상의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오윤 코치님과 함께 너무 좋은 경험을 했다. 야구선수로서 꿈꾼, 그런 곳이다. 경기에 뛰는 게 좋았다.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라고 했다.
이어 박수종은 “그렇게까지 잘 칠 것이라고 예상 못했다. 퓨처스에선 2군 타격 코치님과 1군에 가서 잘 하기 위한 연습을 했다 거기선 성적을 무조건 잘 내야 했다. 그리고 1군에서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도전하고 실패하고 그런 걸 반복했다. 손가락을 중간에 다쳐 재활도 했다”라고 했다.
원주에서 다시 타격을 정립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박수종은 “1군 선수와 싸울 수 있는 방법들, 타석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기술적 멘탈적 부분을 신경 썼다. 약시 좋은 타자는 좋은 생각 갖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 선배가 없어서 아쉬웠다. 오래 같이하면 옆에서 물어보고 배우고 그랬을 텐데. 짧은 시간 같이 있어도 좋았다. 도슨에게도 영향을 받았다. 매커니즘이 너무 좋더라. 한 타석, 한 타석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좋은 기량을 갖고 있으니 내 플레이를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했다.
박수종은 무리하게 장타에 욕심을 낼 마음이 없다. 컨택이란 장점을 살려 2024시즌에 승부를 볼 계획이다.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다. 많이 출루해서 많이 뛰고,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해야 한다. 코스로 2루타를 많이 날리는 타자가 되고 싶다. 컨택은 자신 있다. 잠깐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계속 보여줄 수 있다. 팀에 필요한 선수로 남아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외야 수비는 세 군데 모두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롤모델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박건우가 됐다. 현역 KBO 최고 오른손 교타자다. 박건우처럼 박수종도 오른손 외야수이기도 하다. 박수종은 “코치님들도 1군에서 박건우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라고 했다. 롤모델이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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