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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난 방금 하이라이트를 보고 왔다. 0-3은 좋은 결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AFC 본머스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전반 5분 만에 맨유는 선취골을 내줬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잘라낸 루이스 쿡이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도미니크 솔란케가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슈팅으로 맨유의 골망을 갈랐다.
맨유는 전반전 동점골을 위해 싸웠지만, 본머스 수비진에 번번이 막혔다. 오히려 공격에 집중한 맨유보다 본머스가 역습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전반 24분에는 한 차례 더 맨유의 골문을 열었으나 아쉽게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무산됐다. 전반 39분에는 솔란케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맨유에게 천운이 따랐다.
후반전에도 맨유는 이렇다할 찬스를 생산해내지 못했다. 후반 22분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안토니가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던 디오고 달로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각이 없는 곳에서 중앙에 위치한 라스무스 호일룬을 보지 못하고 슈팅을 선택했다. 결국 기회는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결정적 찬스를 놓친 맨유는 본머스에 추가골을 헌납했다. 후반 23분 마커스 태버니어의 크로스를 받은 필립 빌링이 헤더골을 연결했다. 5분 뒤 본머스는 태버니의 코너킥을 받은 마르코스 세네시가 세 번째 골까지 집어넣으며 맨유의 추격을 뿌리쳤다.
맨유는 추격을 위해 마커스 래시포드, 파쿤도 펠리스트리 등 공격 자원을 투입했으나, 너무 늦은 뒤였다. 오히려 맨유는 네 번째 실점까지 기록할 뻔 했지만, 득점이 핸드볼로 취소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추격에 실패한 맨유는 0-3으로 본머스에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본머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맨유 원정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냈다.
맨유는 이날 패배로 9승 7패 승점 27점으로 리그 6위를 유지했다. 아쉬운 점은 경기에서 이겼다면 승점 30점으로 4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각종 불명예 기록도 뒤를 이었다. 올 시즌 맨유는 홈에서 세 번째 0-3 패배, 홈 경기에서 다섯 번째 3실점 경기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썼다.
분위기가 최악으로 다다른 맨유에 지친 사람도 있다. 바로 개리 네빌이다. 네빌은 맨유 유스 출신이다. 1992년 프로 데뷔 무대를 밟은 뒤 2011년까지 맨유에서만 20년을 뛴 원클럽맨이자 구단 레전드다. 현재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에서 축구해설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맨유가 뉴캐슬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패하자 네빌은 "나는 맨유 경기를 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 더 이상 경기를 보고 싶지도 않다. 맨유의 경기를 보는 게 지겨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도 몇 주 동안 기대를 낮추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빌은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맨유와 본머스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모두 봤다. 0-3으로 패배한 것은 좋은 결과다"라며 맨유의 부진한 경기력을 꼬집었다. 네빌은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단 일주일 만에 맨유 경기를 봤다. 한 입으로 두 말한 셈이 됐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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