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간상 못했다.”
NC 다이노스 주장 손아섭(35)이 후배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을 드러냈다. 손아섭은 지난 11일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개인통산 6번째(2011~2014년, 2017) 수상이었다. NC 소속으로, 지명타자 부문 수상은 처음이었다.
시상식 당시 손아섭은 맨 마지막 수상자였다. 그런데 앞서 다른 포지션 일부 시상자들이 재치있는 만담(?)을 하는 바람에 생방송의 진행속도가 살짝 늦어졌다. 때문에 손아섭은 수상소감을 충분히 남길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NC 공식 유튜브는 놓치지 않았다. 손아섭은 엔튜브를 통해 “사실 수상소감에서 내년에는 골든글러브라는 큰 상을 NC 후배들이 초대받고, 수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에 코멘트를 하고 싶었는데, 시간상 못했다. 지금 여기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내년엔 후배들이, 저도 받으면 좋고, 우리 NC 선수들이 더 많이 수상할 수 있도록 올 겨울에 같이 힘내면 좋겠다”라고 했다.
사실 손아섭은 비슷한 얘기를 엔튜브를 통해 KBO 시상식 전후로도 했다. 작년에 본인도 부진했고, NC 선수들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전혀 초대받지 못한 사실이 아쉽다고 했다. 골든글러브 수상 이후에는 “자존심 상한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2022시즌 부진에 절치부심, 결국 올해 부활했다. 그러나 단순히 자기만 잘 하는 야구를 원하지 않는다. 함께 도약해야 NC가 다시 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인지 손아섭은 시즌 내내 후배들을 잘 챙겼다.
실제 손아섭은 자신이 효과를 톡톡히 본 ‘강정호 스쿨’에 박세혁(33)과 함께 김주원(21)도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김주원은 최근 손아섭에게 개인사정상 가지 못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지난 2월 투손 스프링캠프에서도 김주원을 두고 ‘한국의 프란시스코 린도어’라며 기를 팍팍 세워줬다.
고참이나 주장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는 건 팀 케미스트리가 강화하는 효과와 함께, 실질적으로 후배들의 기량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실제 NC가 대권에 도전하려면 김주원이 중앙내야를 좀 더 탄탄하게 지켜야 하고, 타격 생산력도 더 올려야 한다. 단순히 국제대회 경험과 가능성 확인에 그치면 안 된다. 손아섭은 김주원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야구는 강한 개개인이 많을수록 결국 유리한 스포츠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거의 예외 없이 많은 황금장갑을 가져가는 이유다. 손아섭의 말대로 내년에 NC 젊은 선수들이 골든글러브를 받는다면 팀의 애버리지 향상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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