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단두대 매치를 앞두고 있다.
영국 '더 선'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리버풀 FC와 경기에서 대패하면 텐 하흐 감독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맨유의 상황은 감히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13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에서 맨유는 0-1로 패배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본선 진출 실패가 문제가 아니었다. 올 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조편성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뮌헨을 제외하면 덴마크의 코펜하겐,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와 한 조에 묶였고,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최약체는 맨유였다. 맨유는 단 한 번도 시원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뮌헨과 조별리그 1차전 원정 경기에서 4실점을 내주며 3-4로 패배했고, 갈라타사라이와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는 라스무스 호일룬의 멀티골에도 불구하고 카세미루가 퇴장 당해 2-3으로 역전패했다.
코펜하겐과 3차전에서 졸전 끝에 해리 매과이어의 결승골이 터지며 1-0으로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4차전 원정 경기에서 또 다시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3-4로 패배했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이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했다.
5차전 튀르키예 원정에서도 맨유는 전반전 초반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연속골과 후반전 스콧 맥토미니의 득점으로 3-1까지 리드를 잡았으나 두 골을 내리 먹히며 3-3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고 지난 13일 뮌헨과 최종전 마저 패배한 맨유는 A조 최하위로 2년 만에 도전장을 내민 챔피언스리그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맨유가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6경기 1승 1무 4패, 12득점 15실점. 프리미어리그 구단 한 시즌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썼다.
리그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다. 맨유는 9승 7패 승점 27점으로 선두권과 얼마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경기력 측면에서 문제점을 많이 노출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아스널 FC,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강팀과 경기에서 모두 패했으며 최근에는 하위권으로 분류된 AFC 본머스에도 0-3으로 굴욕패를 당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점이 모두 텐 하흐 감독에게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지난 시즌 맨유에 부임한 텐 하흐 감독은 AFC 아약스에서 전술가로 통했다. '오버 더 아이솔레이션'이라는 자신만의 전술을 갖고 있었고, 현대 축구에 맞는 빌드업과 전방 압박을 중요시하는 감독이었다.
결과로 증명해내기도 했다. 아약스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팀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놨고, 네덜란드 리그 에레디비시 3회 우승, KNVB 베이커 2회 우승, 요한 크루이프 스할 1회 우승 등 다수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유에서 맞이한 첫 시즌에도 텐 하흐 감독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아약스 시절만큼 후방 빌드업과 전방 압박을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단이 가진 특색에 맞는 역습 전술을 적절히 혼합하여 프리미어리그 3위, 카라바오컵 우승, FA컵 준우승 등 굵직한 성적을 거뒀다.
맨유 팬들도 화답했다. 텐 하흐 감독이 알렉스 퍼거슨 경처럼 수년 동안 팀을 맡아 장기 집권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 시즌 만에 평가가 바뀌었다. 텐 하흐 감독은 제이든 산초, 라파엘 바란 등 맨유가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들과 불화를 겪었고, 성적까지 좋지 않자 맨유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수도 있다. 맨유는 오는 18일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필드에서 '노스웨스트 더비' 경기를 치른다. 맨유에 안필드 원정은 끔찍한 기억으로 가득하다. 지난 시즌 맨유는 텐 하흐 감독 체제 하에서 리버풀 원정 경기를 가졌으나, 0-7로 완패하며 대참사가 발생했다.
'더 선'은 맨유의 텐 하흐 감독이 지난 시즌처럼 대패한다면 리버풀과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패할 가능성도 있다. 맨유는 맨시티, 뉴캐슬과 홈 경기에서도 0-3으로 완패했으며 토트넘과 아스널에게는 2점 차 패배를 기록했다. 올 시즌 리버풀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어 전력도 막강하기 때문에 대패 가능성이 남아 있다.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선 승리 또는 무승부를 거둬 승점을 획득하거나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여 아슬아슬하게 패배해야 한다. 과연 텐 하흐 감독이 좋은 결과로 맨유의 사령탑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