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에서 이뤄낼 수 없는 업적을 남긴 분이다.”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타자를 논하는 건 야구 팬들에게 흥미로운 소재다. 최근 이대호(41)와 강정호(36)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견을 밝혔다. 당사자 중 한 명의 생각이라서 반응이 뜨거웠다. 이대호는 엽추대강(이승엽-추신수-이대호-강정호), 강정호는 추엽대강(추신수-이승엽-이대호-강정호)이라고 했다.
강정호는 추신수만큼 세계최고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며 좋은 기록을 남긴 한국타자가 없다는 논리를 폈고, 이대호는 두산 이승엽 감독의 ‘넘사벽’ 홈런생산기술과 KBO리그 및 국제대회 존재감을 근거로 댔다. 둘 다 일리 있다.
그렇다면 이승엽 감독과 감독-선수로 한솥밥을 먹는 김재환(35)의 생각은 어떨까. 김재환은 25일 강정호의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을 통해 이대호와 똑 같은 견해를 밝혔다. 엽추대강이며, 심지어 ‘엽’이 1번도 아닌 0번이라고 했다. 추대강과 레벨 자체가 다른 타자라는 얘기다.
김재환은 11월 말부터 미국 LA에 위치한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강정호의 도움 속에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을 하다 짬을 내 강정호의 유튜브에 출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강정호 앞에서 왜 엽추대강인지 얘기했다.
김재환은 “내가 생각한 건 추대강. 엽은 어떻게 범접할 수 없다. 0번에다 놔야 돼. KBO에서 정말 이뤄낼 수 없는 업적을 남긴 분”이라고 했다. 그러자 강정호도 “그렇지, 600홈런 이상(KBO 467홈런+일본프로야구 159홈런=한일통산 626홈런) 쳤으니까”라고 했다. KBO리그에서 50홈런 두 차례, 일본에서 40홈런 한 차례를 기록했다.
김재환은 “그것은 사실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일통산홈런에서 이미 논쟁 끝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김재환은 “신수 형은 정말 미국에서 업적을 남긴 분이고, 대호 형은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에서도 정말 되게 좋은 자리에 있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10홈런 이상 기록했다”라고 했다.
이때 강정호가 “난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2016년 21홈런) 쳤는데?”라고 하자, 김재환은 “형은 외국에 있었던 기간이 짧잖아요”라고 했다. 둘 다 웃었다. 김재환은 “그런데 사실 이분들을 나열하는 것도 되게 재미있네”라고 했다. 강정호는 "(최고타자 논쟁에)들어간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했다.
김재환이 엽추대강이라고 한 건, 단순히 팔이 안으로 굽었다기보다 그만큼 진심으로 이승엽 감독을 리스펙트 한다고 봐야 한다. 지난 1~2년간 부진한 그는 지난 11월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이승엽 감독에게 1대1 타격지도를 받았고, 마무리훈련이 끝나자마자 태평양을 건너 강정호에게 또 배우고 있다.
즉, 김재환은 역대 한국 최고의 타자 4명 중 2명에게 타격을 다시 배우는 것이다. 그런 김재환도 KBO리그에서 통산 234홈런을 쳤다. 2024시즌에 장타본능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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