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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극인데, 반응은 왜 이렇게 다를까.
KBS 2TV '환상연가' 시청률이 첫 방송 4.3%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 5.8%의 시청률로 종영했으나 평균 시청률 3~4%를 웃돌았던 전작 '혼례대첩'과 비교해도 실망스럽다. 반면 토요일과 일요일 방송하는 '고려 거란 전쟁'은 지난해 12월 10일 처음으로 시청률 10%를 기록한 후 안정적으로 두 자리 대 시청률로 사랑받는 중이다.
'환상연가'는 8일 공개된 두 번째 회차부터 시청률 2.8%를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2%의 시청률을 보이던 중 16일 방송된 5회차에서는 2.0%로 최하 시청률을 낸 상황. 동명의 원작 웹툰이 누렸던 인기에 비하면 처참할 정도의 성적이다. '혼례대첩' 역시 마찬가지다. 2024년 KBS 2TV 월화드라마의 시청률이 유독 저조했던 터라 잠시 심폐 소생을 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KBS 역대 사극 시청률로 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그 배경으로는 배우의 연기력이 큰 비율을 차지한다. '혼례대첩'은 주인공이었던 조이현과 로운 모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조이현은 '혼례대첩' 방영 초기부터 낮은 캐릭터 싱크로율과 어색한 연기를 보여줬으며 로운은 현대극에 비해 대사 소화력이 떨어졌다. '환상연가'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박지훈은 '약한 영웅'에서 입증했던 것과 달리 역할 몰입력이 부족했고 홍예지는 첫 드라마 데뷔작으로 사극을 선택한 것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모양새다.
'고려 거란 전쟁' 역시 방송 초기 주연인 현종 역을 맡았던 김동준의 연기력 논란이 일며 잠시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사극왕'으로 불리는 최수종뿐 아니라 지승현, 이원종 등 이미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많았기에 위기를 쉽게 헤쳐나갈 수 있었다. 거란족인 야율융서와 소배압 역을 맡은 김혁과 김준배 등 조연들의 일품 연기 또한 한몫했다. 이 영향으로 김동준 역시 회차가 진행될수록 배역에 몰입한 모습을 보이며 연기력 논란을 지웠다.
'장르적 특성'이라는 이유도 존재한다. '태종 이방원' 이후 2년 만의 대하드라마인 '고려 거란 전쟁'은 역사 속에 실제로 존재했던 2·3차 여요전쟁을 다뤘기에 '애국심'과 '카타르시스'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사랑받았다. 고려군의 갑옷, 투구와 거란병들의 변발 등 세세한 장면에 대한 고증뿐 아니라 전쟁 장면 및 사기(史記) 속 기록까지 재현하며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앞서 '혼례대첩'이 소품 고증으로 주목받았지만 상대적으로 각본과 연기력, 연출에 더 많이 기대야 하는 퓨전 사극인 만큼 부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출 스케일 차이도 있다. 작품명처럼 전쟁 장면이 많았던 '고려 거란 전쟁'은 세심한 VFX(시각특수효과)과 CG(컴퓨터그래픽)는 물론 3D 프리비즈 작업을 통해 실감 나는 전투신을 재현했다. 반면 로맨스물인 '혼례대첩'과 '환상연가'는 화려한 연출을 보여주기 어렵기에 영상미로 승부해야 했지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연출을 보여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KBS 2TV '환상연가' 제작진은 "꼬였던 주인공 간의 관계가 제자리를 찾게 된다"며 "두 사람의 처절한 사랑 이야기가 짙은 색을 띠는 것은 물론, 앞으로 더 충격적인 전개가 시청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예고했다. 앞으로 12부작이나 남은 만큼, '환상연가'가 '사극 명가' KBS의 명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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