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한화 이글스는 2022-2023 오프시즌이 시작되자마자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를 벌였다. 오랫동안 터지지 않던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포기하는 대신 150km 패스트볼을 가진, 그러나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 우완 한승혁(30)을 영입했다.
한화는 전략적으로 공 빠른 투수들을 수집해왔고, 한승혁이 레이더에 걸려들었다. KIA도 오랫동안 터지지 않던 한승혁을 이젠 놓아줄 때가 됐다면서, 한화에서 성공하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한승혁은 2023시즌에 또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21경기서 3패1홀드 평균자책점 6.44. 한화는 접근을 달리했다. 한승혁을 아예 불펜으로 분류하고 가능성을 바라보고 시작했다. 불펜에서 전력투구하면 스피드는 150km을 거뜬히 찍을 수 있고, 커맨드보다 구속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또 제자리걸음했다.
그렇다면 투수 출신 최원호 감독은 한승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5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 한승혁의 불펜투구를 바라보면서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라고 했다. 2011년 입단한, 어느덧 베테랑이다. 기술적인 문제점들은 KIA 시절 이미 보완하고 완성했다는 시선이다.
최원호 감독은 한승혁을 두고 딱 잘라서 단정하는데 조심했다. 대신 안타까운 표정으로 “연습에서도, 2군에서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1군에선 기량이 안 나온다”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선 다시 한번 “그보다 피치 디자인을 바꾼다든지, 전략을 바꿀 수는 있다”라고 했다.
결국 멘탈, 심리적 측면이 크다는 걸 우회적으로 얘기했다. 아무리 경험이 쌓여도, 좋은 실적을 자주 쌓지 못한 선수들은 멘탈, 심리 이슈가 있을 수 있다. 한승혁의 경우 10년 넘게 제구 불안이란 얘기가 뒤따라 다녔다. 본인이라고 왜 모를까. 최원호 감독도 그걸 알기에 대놓고 제구와 커맨드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준비해야 하는 스프링캠프다. 최원호 감독은 “불펜 경쟁을 시킨다”라고 했다. 단, 여기서 여의치 않으면 예비 선발후보로 돌릴 계획도 있다. 5월까지 우천취소 발생 시 더블헤더가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서 KIA로 넘어간 변우혁도 지난해 가능성을 봤지만, 성공했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변우혁 역시 올해 다시 주전 1루수에 도전한다. 이 트레이드의 최종 성패는 아직도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듯하다. 일단 한화도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멜버른(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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