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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너무 기대돼요", "부담 없습니다!"
일본 '닛칸 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요시이 마사토 감독의 인터뷰를 전했다. 사령탑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는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이토만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교류전에 '최고 165km' 괴물 사사키 로키가 선발 등판한다고 밝혔다.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23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은 타네이치 아츠키, 24일 롯데전에는 오지마 카즈야, 25일에는 사사키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르며 2024시즌을 위한 본격 테스트에서 나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사사키의 등판이다. 지난해에도 롯데와 치바롯데는 스프링캠프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했으나, 당시 치바롯데는 1.5군 선수단이 참가한 까닭에 사사키와 롯데 선수단이 맞붙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사키와 롯데 선수들이 격돌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사사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2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게 된 가운데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지난 2019년 치바롯데에 입단한 사사키는 2022년 4월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직후 등판에서도 8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사사키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차며 훌륭한 투구를 뽐냈고, 이후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사사키는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 의사를 드러냈으나, 치바롯데가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빅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고 연봉 협상 과정에서도 잡음을 일으킨데 이어 2023년 초반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 일로 인해 큰 질타를 받았지만, 사사키와 치바롯데가 따로 시즌을 준비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사사키는 스프링캠프 시작이 임박한 가운데 지난해와 같은 연봉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계약을 마친 뒤 치바롯데는 사사키의 연봉 계약이 늦어진 것과 메이저리그 진출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구단의 잘못도 있었다'며 사사키를 감쌌고, 더이상의 잡음 없이 2024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두 시즌 연속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현재까지 사사키의 준비 과정은 매우 순조로운 편이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사사키는 지난 2일 불펜에서 37구를 던졌고, 4일 52구, 8일 35구, 11일에는 21구를 뿌리며 컨디션을 점검해 나가고 있다. 사사키는 25일 롯데를 상대로 첫 등판에 나선 후 이시가키지마에서 라이브 피칭을 통해 2024시즌을 준비할 예정. 사사키는 "확실히 준비가 되고 있다. 컨디션 또한 잘 올라오고 있다. 조급하지 않게 준비해 나가겠다"며 "올 시즌 목표는 1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라며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커리어 내내 사사키가 한국 선수들을 상대한 것은 단 한차례. 지난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U-18)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해 한일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당시 사사키는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인해 19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지난해 열린 롯데와 스프링캠프 합동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았고, WBC에서는 한일전이 아닌 체코를 상대로 등판하면서 한국 선수들과 맞붙을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다. 일단 25일 등판이 확정된 가운데, 유일한 변수라면 '날씨' 밖에 없다.
사사키가 롯데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다는 것이 지난 11일 공개됐지만, 롯데 선수단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사사키와 맞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는 듯했다. 지난 6일 미국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만난 한동희는 '팀 코리아에 발탁된다면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는다'는 말에 "그건 팀 코리아에 뽑혔을 경우"라며 "일단 오키나와에서 사사키 공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는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부활을 위해 이번 겨울 이를 갈고 있다. 특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前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가 운영하고 있는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해 변화를 가져갈 정도로 간절한 마음이다. 일단 달라진 타격폼을 바탕으로 한동희는 스프링캠프 연습 배팅에서 4연속 아치를 그려낼 정도로 2024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좋다.
한동희는 '사사키와 맞대결이 기대되느냐'는 질문에 "아마 연습경기에서 던지지 않겠나?"라며 "작년에 치바롯데 선수들을 상대로 라이브 배팅을 했던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니 일본 선수들의 볼 끝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사사키와 맞대결이 너무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승·패의 여부를 떠나서 160km 중반에 이르는 빠른 볼을 뿌리는 사사키와 맞대결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한동희가 기대감을 드러냈다면, 롯데의 '안경에이스' 박세웅은 오히려 덤덤한 모습이었다. 이미 박세웅은 '7억 달러(약 9324억원)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니혼햄 파이터스에 몸담고 있던 시절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대 투수로 맞대결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오타니는 이미 10승 시즌을 수차례 경험, 니혼햄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을 때다. 자세한 경기 내용까지는 기억을 떠올리지 못했지만, 결코 오타니에 뒤지지 않는 투구를 펼쳤던 것은 분명했다.
박세웅은 '사사키와 선발 맞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말에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미 오타니 선수와 한 번 붙어봤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타니가 더 대단한 선수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박세웅은 "2016년 또는 2017년이었는데, 미국에서 니혼햄과 경기를 할 때 오타니와 붙어봤다"며 '누가 더 잘 던졌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교류전에 불과하지만 사사키가 등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업적을 세운 '명장' 김태형 감독의 부임 후 첫 스파링 상대가 정해진 만큼 팬들의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시기는 분명 아니지만, 롯데가 '형제구단' 치바롯데를 상대로 어떠한 결과를 남길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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