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일 같지 않아서'...상대 감독 소개에 박수 치며 응원한 사령탑 [유진형의 현장 1mm]

감독대행vs감독대행

[마이데일리 = 천안(충남) 유진형 기자] 15일 충청남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의 경기는 팀 순위를 떠나 특별한 경기였다.

KB손해보험은 경기 전날 성적 부진의 이유로 후인정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손해보험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구단 최다 12연패 타이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시즌을 보내며 4승 23패 승점 18으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결국 KB손해보험은 후인정 감독의 사태로 김학민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

그리고 이날 경기가 감독대행 첫 경기였다. 그런데 올 시즌 현대캐피탈도 최태웅 감독 사퇴 이후 진순기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김학민 감독대행이 첫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전 진순기 감독대행과 김학민 감독대행이 인사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감독대행의 고충은 감독대행이 잘 안다. 이런 뜻이었을까. 경기 시작 전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은 김학민 감독대행이 소개될 때 박수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경기 시작 전 악수 할 때도 김학민 감독대행의 손을 양손으로 잡고 포옹하며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현대캐피탈은 9년간 팀을 이끈 최태웅 감독이 물러난 뒤 지난해 12월 말부터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진순기 감독대행은 팀 분위기를 바뀌며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진순기 감독대행의 현대캐피탈은 각성한 모습을 보이며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갔고 이제는 봄배구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김학민 감독대행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이날 KB손해보험도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 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KB손해보험이지만 이날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수비로 현대캐피탈을 괴롭혔고 1세트 듀스 접전 끝에 가져갔다. 하지만 비예나를 받쳐줄 국내 공격수의 부재에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봤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이전처럼 무기력한 패배가 아니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3(28-26, 13-25, 25-20, 18-25, 13-15)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32점으로 분투를 펼쳤지만, 아흐메드를 막지 못했다. 현대캐피탈 아포짓 스파이커 아흐메드는 34득점(공격 성공률 62.22%), 블로킹 득점 3개, 서브 득점 3개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코트를 누볐다.

한편 이날 승리한 현대캐피탈은 13승 16패(승점 40점)를 기록하며 5위 한국전력(14승 14패·승점 41)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반면 김학민 감독 대행 체제 첫 경기를 치른 KB손해보험(4승 24패·승점 19)은 6연패에 빠졌다.

[진순기 감독대행과 김학민 감독대행이 인사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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