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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최지만의 합류, 다른 신호 될 수도"
최지만의 미국 에이전시 'GSM'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2023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최지만이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KBO리그가 아닌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최지만은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친 최지만은 2018시즌 중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게 됐고, 본격 전성기가 시작됐다.
2018년 밀워키에서는 12경기에서 7안타 2홈런 타율 0.233 OPS 0.781에 그쳤던 최지만은 탬파베이로 이적한 후 49경기에서 43안타 8홈런 타율 0.269 OPS 0.876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이듬해 129경기에서 107안타 19홈런 63타점 54득점 타율 0.261 OPS 0.82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입지를 다졌다.
최지만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한 방' 능력과 뛰어난 선구안. 하지만 2019년 탬파베이에서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거둔 후 최지만의 성적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팬들을 비롯해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지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최지만이 설자리는 사라지게 됐고, 악몽이 시작됐다.
최지만은 2022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수술을 받은 탓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하게 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는 정규시즌 시작과 동시에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최지만은 오랜 공백 끝에 7월 그라운드로 돌아와 4홈런 타율 0.268 OPS 0.634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시기에 다시 한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바로 샌디에이고로 이적하게 돼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
최지만은 피츠버그에 머무를 당시에도 카를로스 산타나와 '플래툰'으로 기용이 됐는데, 피츠버그보다 선수층이 두터운 샌디에이고서는 명함을 내밀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최지만은 대타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이적 이후 14경기(24타수)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고 허덕이는 등 지난해 피츠버그-샌디에이고에서 39경기에 출전해 17안타 6홈런 타율 0.163 OPS 0.624의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FA 자격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최지만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최지만을 원하는 구단은 꽤나 많았다. 최지만의 에이전시 'GSM'에 따르면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워싱턴 내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빅리그 6개 구단, 일본에서도 3개의 구단이 최지만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지만의 선택은 미국에 잔류하는 것이었다.
'GSM'은 "가장 적극적이고, 향후 메이저리그 플레잉타임 등을 고려해서 뉴욕 메츠와의 계약에 이르렀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다수의 구단이 ‘건강한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는 조건으로 스플릿 계약을 원했다"며 "계약 조건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스플릿 계약으로 개막전 로스터 진입 시 퍼포먼스 보너스 포함 1년 총액 350만 달러(약 47억원)"이라고 밝혔다.
최지만은 스플릿계약이지만 2024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뒤 다시 한번 좋은 계약을 물색하겠다는 입장. 일단 미국 현지 언론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뉴욕 지역 언론 'NJ.com'은 "메츠의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전투가 발생하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은 DJ 스튜어트가 지난해 말 20경기에서 10홈런 21타율 타율 0.343 OPS 1.228를 기록하면서 지명타자 자리를 확보한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최지만의 합류는 다른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NJ.com'은 "최지만에게 지난해는 메이저리그 최악의 해였지만, 파워가 있는 출루 머신"이라며 "최지만은 커리어 내내 지명타자와 1루수를 오갔다. 최지만이 지명타자 역할을 따내지 못한다면,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피트 알론소를 대신할 수 있는 백업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최지만을 향한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의 기대감은 크다. 최지만은 2017년 뉴욕 양키스 시절 당시 내야 코치를 맡았던 멘도사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사령탑은 "최지만이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며 "분명 파워가 있고, 최지만은 당신에게 양질의 타석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NJ.com'이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최지만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DJ 스튜어트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스튜어트는 최지만과 매우 비슷한 유형의 타자. 한 방 능력을 갖추고 있고,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통산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1할 이상이 높다. 특히 스튜어트는 외야 수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지만보다 활용폭이 넓은 편. 그렇기 때문에 최지만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가치를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최지만이 올 시즌 부활을 통해 내년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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