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독일 언론이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전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프랑크푸르트 룬드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단 1년 만에 끝났다. 클린스만은 더 이상 한국 대표팀의 감독이 아니다. 아시안컵에서의 탈락은 독일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그의 몰락이었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호'는 시작부터 어긋났다. 부임 직후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6월 평가전에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았던 페루와 엘살바도르와 경기에서도 1무 1패로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자신이 자처한 기자회견에서 "반대로 물어보고 싶다. 어떠한 축구를 하길 원하느냐"라고 비상식적인 반문을 내놨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취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틈만 나면 미국으로 날아가 자신의 집에서 '재택근무'를 했다. 심지어 클린스만의 요청으로 축구협회는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까지 폐지했다. 이렇게 클린스만 자신의 입맛에 모든 것을 맞춰주기를 바랬다.
다행히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싱가폴과 1차전 경기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고, 중국 원정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조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 좋았다. 이후 클린스만호는 겉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특히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클린스만호'가 무너진 결정적인 계기였다.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초호화' 멤버를 갖고 매 경기 졸전을 거듭했고, 결국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패배해 탈락했다.
태도도 문제가 됐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두고 "골이 많이 터져 재밌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요르단과 4강전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울고 있을 때 박수를 치며 '허허실실' 웃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도 클린스만은 인천국제공항 입국 기자회견에서 "13경기 동안 무패를 기록했다. 대회 4강까지 진출했다. 실패라고 말하기 어렵다. 4강에 진출했다는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입국 기자회견에서 충격적인 발언으로 축구 팬들의 울분이 가시기도 전에 10일 비밀리에 자신의 집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하며 다시 한번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대회 도중에는 이강인과 손흥민이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의 경질을 결정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해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브리핑했다.
매체는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의 첫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도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과 마찬가지로 환영받지 못했다. 오래된 독일에서 루틴은 축구협회, 전문가, 물론 팬들의 지원이 부족한 이유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클린스만은 독일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는데 유로 2004 최악의 성적팀을 2년 만에 대회 3위로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때도 코칭스태프에 선수 점검이나 대표팀 스케줄 조정을 상당 부분 맡기고 자신은 미국에서 보고 받는 재택근무 형식을 통해 일을 처리하는 등 안일하게 감독직을 수행했고, 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잠시 쉬어갈 때"라며 사임을 통보했다.
월드컵 도중에도 선수단 장악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선수들을 장악하는 능력이 전혀 없었던 클린스만은 선수들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했다. 8강 아르헨티나전이 다 끝나고 나서 라커룸에서 독일의 토어스텐 프링스가 아무 이유 없이 아르헨티나의 훌리오 크루스를 구타하며 1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고, 0-2로 패했던 4강 이탈리아전에서 뛸 수 없었다.
또한 대표팀과 달리 클럽에서는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에는 44전 25승 9무 10패의 기록을 남겨 21세기 이후 뮌헨의 정식 감독들 중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한 최초이자 유일한 감독이 됐다.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예고 없이 자신의 SNS로 사임을 발표하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매체는 "클린스만은 다시 독일로 향할 수 있다. 토마스 투헬은 현재 소속팀인 뮌헨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후임 감독은 이미 논의되고 있다 . 클린스만은 후보 중 한 명이 아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뮌헨 감독직을 수행했던 클린스만은 여전히 뮌헨의 부정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게티이미지코리아]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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