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군대에서 준비가 잘 안 된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27)은 2023시즌 내내 ‘정립’이란 말을 했다. 어깨 부상이 있던 2023년, 상무에서의 시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다. 시즌의 골격을 제대로 세워야 할 시기에, 모래성을 쌓았다는 의미다.
최원준은 김기태 전 감독 시절 이 포지션, 저 포지션을 오가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분명한 건 방망이로 한 획을 그었던 김기태 전 감독, 맷 윌리엄스 전 감독에게 남다른 타격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였다는 점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니 두 전 감독의 중용이 최원준의 야구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원준은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 우익수를 거쳐 중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면서 3할 잠재력을 폭발했다. 그런데 2022시즌을 앞두고 상무에 입대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KIA는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라는 전문 외야수를 영입했고, 최원준은 2023년 6월 전역 사흘 전에 구단으로부터 1루 수비 연습을 요청을 받았다.
최원준은 1루 수비가 익숙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렇지 않아도 타격의 정립이 안 돼 힘겨운 상황이었다. 심지어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종아리에 부상했다. 두~세 배의 어려움 속에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67경기서 타율 0.255 1홈런 23타점 13도루 OPS 0.672.
지난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만난 최원준은 “작년 시즌을 일찍 끝냈다. 종아리가 좋아진지는 오래 됐다.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작년 상무에서 제대로 정립을 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다시 정립을 잘 하고 있다”라고 했다.
최원준이 말하는 정립은 시즌에 앞서 준비과정을 소화하며 자신의 타격 매커닉을 확실하게 몸에 습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3할 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알고 보면 규정타석 3할은 123경기서 0.326을 기록한 2020시즌이 유일했다. 흔히 말하는 애버리지가 확실한 타자는 아니다. 그런 최원준에게 타격의 정립은 상당히 중요하다.
최원준은 “지난 2~3년간 나만의 정립이 잘 됐는데 작년엔 잘 안 됐다. 이범호 감독님도 코치 시절부터 얘기를 많이 해줬다. 감독님도 ‘군대에서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은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최원준은 올 시즌 익숙한 중견수로 자리매김한다.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좌익수로 옮기는 조치를 했다. 최원준에게 익숙한 포지션을 맡겨 방망이의 안정감을 꾀하는 의도다. 최원준은 “작년에도 외야로 막 돌아갔을 땐 오히려 외야 수비가 어색했는데, 곧바로 적응했다. 중견수가 가장 편하다”라고 했다.
최원준이 중견수에 고정돼 타격까지 살아나면 테이블세터의 생산력과 팀의 기동력이 동시에 배가되는 게 최대장점이다. 박찬호, 김도영과 자신으로 구성된 육상부 3인방은 올해 KIA의 자랑거리다. 도루를 많이 하려면 결국 출루를 잘 해야 하고, 출루를 잘 하려면 결국 잘 쳐야 한다.
최원준이 다시 최적의 타격 정립을 하고 있으니, 올 시즌에는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범호 감독이 조용히 부활의 판을 깔아준다. 최원준은 이 기회를 무조건 살려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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