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년 전만 해도 류현진(37, 한화 이글스)과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2024년의 시작을 나란히 한국에서, 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에서 ‘3월의 광란’은 남자농구 64강 토너먼트를 의미한다. 실제 2023-2024 1부리그 각 컨퍼런스 정규시즌이 막판에 접어들었다. 서서히 3월의 광란의 기운이 미국을 감싸기 시작했다.
미국 대학농구만 3월의 광란을 예고한 게 아니다. 한국야구도 3월의 광란을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작년에 일찌감치 올해 3월에 서울시리즈를 확정했고, 오타니가 예상대로 FA 시장에서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계약하면서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이 폭증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선수가 새로운 팀의 데뷔전을 서울에서 치른다니. 국내 야구 팬들의 관심이 엄청나다. 서울시리즈의 다저스 경기는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완판됐다. 오타니를 직관하는 국내 야구 팬들은, 인생 최고의 순간이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타니는 아직 시범경기서 데뷔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연습타격 등을 모두 더해 50타석을 채워야 정식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밝힌 상황. 결국 오타니가 서울시리즈에 정상 출전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기왕이면 국내 팬들은 오타니가 야구대표팀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나서길 기대한다.
오타니와 더불어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역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고척에서 갖는다. 여기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4년만에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보이며, 고우석의 데뷔전, 다르빗슈 유, 마쓰이 유키 등 일본 간판투수들까지 만난다.
이걸로 끝나도 황홀한데, 류현진이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 8년 170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맺고 12년만에 KBO리그에 컴백했다. 국내야구계는 지난 1주일 내내 류현진 관련 이슈로 도배했다. 류현진은 계약 직후 한화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류현진은 3월23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서 12년만에 공식 복귀전을 치를 게 유력해졌다. 이로써 오타니가 3월20일 고척, 류현진이 3월23일 잠실에서 각각 새출발한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두 거물이 사흘 간격으로 서울에서 새 출발하는 그림을,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류현진은 그에 앞서 시범경기를 통해 비공식 데뷔전을 가질 전망이다. 투구수 빌드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범경기서 어떻게든 컨디션을 올려야 한다. 개막전에 맞춰 역산하면, 3월11일 대전 한화전과 3월17일 부산 롯데전서 등판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물론 불펜 투구나 2군 연습경기 등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시범경기에 1~2경기 정도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KBO리그는 3월 내내 사실상 류현진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일정상 KBO리그 시범경기 막판과 서울시리즈 초반이 겹친다. 실제 3월17일에는 LA 다저스가 키움과 맞붙는 날이다. 류현진과 오타니가 한국에서 동시에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상상이 현실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선 전망일 뿐이다. 그러나 국내 야구 팬들에겐 즐거운 상상이고, 가슴 설레는 3월이다. 팬들은 그저 잔치를 즐기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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