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중요한 상황에 나가고 싶다.”
KIA 타이거즈 왼손 잠수함 곽도규(20)는 이달 중순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올 겨울을 곽도규만큼 알차게 보낸 선수도 드물다.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서 6경기 평균자책점 3.12를 찍고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1달간 훈련했다.
곽도규는 호주에서 자신의 투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미국에서 부족한 부분을 체크했다. 신인이던 작년에는 투심 외에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율이 높았다. 그러나 드라이브라인의 데이터는 곽도규에게 가장 맞는 구종이 커터와 체인지업이라고 했다.
곽도규는 본격적으로 커터와 체인지업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서는 일단 많이 구사하지 않았다.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체인지업만 각각 1개씩 던졌다. 대신 슬라이더를 최소화하고 투심과 커브 위주의 투구를 했다.
25일 KT를 상대로 김기훈의 난조 이후 마운드에 올라 한 방을 맞긴 했다. 그러나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사구로 좋았다. 28일 롯데를 상대로는 더 안정적이었다.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었다. 투구수가 9개에 불과했고, 대부분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갔다.
곽도규는 스리쿼터다. 그러나 보통의 스리쿼터보다 팔 높이가 좀 더 높고 디셉션은 좀 더 좋은 편이다. 타자로선 상당히 낯선 유형이다. 그럼에도 작년에 1군 14경기서 평균자책점 8.49에 그친 건 투구밸런스가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연습경기서 눈에 띄는 게 ‘어깨춤의 실종’이다. 곽도규는 2경기 모두 세트포지션으로 투구했다. 롯데를 상대로 주자가 없을 때도 와인드업 이후 양 어깨를 3~4차례 흔드는 루틴을 하지 않았다. 세트포지션을 집중 점검하고 싶었던 듯하다. 작년과 달리 커맨드가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연이어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시즌에 들어가면 와인드업도 사용할 것이다. 힘을 모을 수 있는 동작을 안 할 이유는 없다. 단, 피치클락 시대가 어차피 개막한다면, 주자 견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잠수함들이 폼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타자들을 상대로 일관성 있고,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범경기까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2경기의 모습을 이어가면 올 시즌 필승계투조 진입이 불가능하지 않다. 임기영, 박준표, 김민주, 윤중현, 김대유로 이어지는 잠수함 왕국의 핵심으로 거듭날 조짐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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