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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가수 나훈아가 데뷔 56년 만에 은퇴한다.
2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 나훈아 전국투어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인천 공연이 개최됐다.
이날 나훈아는 "오늘 귀하신 시간 내주셔서 정말 고맙고 오늘 저는 잘하겠다.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게 아니고 무조건 잘하겠다"며 "잘해야 하는 이유가 이런 저런 이유가 있지만 우선 인천 공연은 이번 이 공연으로 마지막이다. 그런데 오늘 공연은 앞으로 한 10년은 더 할 것처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만두는 게 섭섭하냐"고 물었고, "섭섭하다"는 팬들의 말에 "그래서 그만 둔다. 제가 돌아서는 모습에 서운해 하지 않으면 얼마나 슬프겠냐"고 말했다.
나훈아는 "이렇게까지 오는데 말은 못 하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시냐. 재밌게 놀고 지나가다 보면 맛있는 게 있어도 '참자, 먹지 말자' 하고 그냥 그러고 살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피아노 앞에 앉지 않을 거다. 기타 만지지도 않을 거고, 책은 봐도 글은 쓰지 않을 것"이라면서 "48권의 일기장이 있는데, 이제 일기도 안 쓸 거다"라고 했다.
또한 나훈아는 "이제 내가 어떻게 살 건지 얘기하겠다"며 "안 가본 데 가보고, 안 먹은 거 먹고, 제 다리가 멀쩡할 때 하려고 한다"라며 "사실 (공연) 세 시간, 네 시간 해도 끄떡없다. 그런데 다리가 멀쩡할 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을 마무리한 후에는 "은퇴라는 말을 왜 안 하느냐고 하는데, 그 말이 싫어서다. 꼭 밀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라며 "저는 아직 할 수 있는데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훈아는 "이제 진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노래를 못 부른다"며 "여러분이 해주셔야 한다"고 팬들에게 부탁했다.
앞서 나훈아는 지난 2월 공연 개최 소식을 알리며 '고마웠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를 통해 나훈아는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합니다.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습니다"라며 은퇴를 암시한 바.
이날 인천 공연에서 나훈아가 직접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팬들은 아쉬움과 슬픔을 표하고 있다.
나훈아는 오는 5월 11일 청주, 18일 울산, 6월 1일 창원, 15일 천안, 22일 원주, 7월 6일 전주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이어간다.
한편 나훈아는 지난 1968년 '내 사랑'으로 데뷔한 후 '무시로', '울긴 왜 울어', '갈무리', '잡초', '고향역', '가지마오', '어매' 등의 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70년대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나훈아는 가창력은 물론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히트곡만 무려 120곡이 넘는다. 이에 나훈아는 '가황'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지난 2020년 발표한 '테스형'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 = 예아라 제공]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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