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동국제강 70주년 기념식…장 회장 공개석상 등장해 기념사
작년 5월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횡령‧배임 '사법리스크' 딛고 전면
인천공장 전기로 야간만 가동하는 등 허리띠 '고삐 바짝'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10년 만에 공개 석상에 등판했다.
경영에 복귀한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장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동국제강그룹이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연단에 섰다.
동국제강그룹은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 등 분할 3사와 함께 서울 을지로 본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동국제강그룹은 서울 당산동 철못공장에서 출발한 동국제강의 설립일인 1954년 7월 7일을 그룹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장 회장은 기념사에서 "창업 초기 조부모께서 당산동 공장에서 숙식하시며 직원 식사를 차려주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기획실로 입사해 경영 이념 실천을 준비하던 시절과, 오일쇼크·제2창업·직류전기로 도입·연합철강 인수 등 무수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70년의 창립 역사를 회고했다.
이어 그는 "70년의 역사는 당연하게 주어질 수 없는 시간"이라며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동국제강그룹의 미래는 지난 70년의 시간보다 더 빛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동국'만의 DNA로 다가올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고 덧붙였다.
장 회장이 그룹 공식 행사에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다. '사법 리스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5월 지주사인 동국홀딩스 사내이사로 복귀한 바 있다.
장 회장은 2015년 5월 비자금 약 88억원을 해외 도박과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징역 3년 6월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2018년 4월 가석방됐지만 출소 후 5년간 취업 제한 규정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대신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장 회장은 경영과 관련해 물밑에서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2022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지난해 5월 사내이사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복귀 이후 경영 현안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챙기고, 장 회장은 미래 비전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국제강은 건설산업이 부진하고 중국산 철강 제품이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최근 전기요금 부담을 덜기 위해 인천공장 전기로를 야간에만 가동하는 등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동국제강 올해 1분기 매출은 927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 줄었다. 1년 전(1조6770억원)에 비해서는 44% 감소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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