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게임 체인저' 급부상 유리기판…반도체 데이터 속도 40% ↑, 전력 소모 개선
AI 시대 뜨는 반도체 '유리기판' 선점 경쟁…삼성·SK·LG 총력전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리기판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글라스 기판 등 신사업 개발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 출장 기간 SKC의 자회사인 앱솔릭스 글라스 기판 공장을 둘러보며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최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출장 기간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봤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 중 만난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글라스 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세일즈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용 회장도 지난달 21일 수원 사업장을 찾아 글라스 기판을 비롯해 친환경 그린수소의 핵심 기술인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사업, 전장 카메라용 하이브리드 렌즈 등 신사업 개발 현황을 보고받았다.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유리기판이 '꿈의 기판'으로 급부상한 데에는 플라스틱이 주류를 이뤘던 반도체 기판에 '유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플라스틱보다 표면이 매끄러워 초미세 선폭으로 더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고 기판과 칩 사이에 중간층 역할을 하는 인터포저(중간기판가 필요 없어 제품 경량화가 가능하다. 또 기판 내부에 반도체 소자를 삽입할 수 있어 같은 너비의 기판 표면에 더 많은 반도체를 장착할 수 있다. 물론 유리 소재 특성상 외부 충격에 쉽게 깨지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유리기판은 아직 상용화 전 개발 단계로 삼성전기와 앱솔릭스가 나서고 있다. LG이노텍도 유리기판 관련 인력 충원 중이다.
시장 확대의 포문을 연 곳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다. 인텔은 지난해 향후 5~6년 내, 2028년부터 유리 기판을 적용하겠다고 공식화하며 1조3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리 기판 도입이 빨라질수록 선제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 시장은 일본의 이비덴, 신코덴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등이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일찌감치 유리 기판 시장 확대에 대비해왔다.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SK의 자회사 SKC다. 2022년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에서 약 3000억원을 투자한 SKC의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는 최근 1공장을 완공해 시제품 양산에 나섰다.
삼성전기도 내년 시제품 양산을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역시 올해 관련 사업 조직을 꾸리고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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