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올 2분기 시장 기대치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지난 8일 8만8600원으로 올라 52주 신고가 경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8~10일 본격 파업 돌입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9만전자 능선 넘기 힘드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9만전자를 앞두고 있다. 업황 회복 등 반도체 슈퍼 사이클(호황기) 재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다. 그러나 9만전자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본격적인 파업이 복병으로 등장해서다. 사실상 주가 상승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46% 상승한 8만7800원에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 중 한 때 8만8200원(0.92%)까지 오르기도 한 삼성전자는 전날 8만860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달 초 8만1800원 이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7거래일 만에 7.33%(8만7800원) 상승한 것이다.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은 실적 상승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 규모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메모리 등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시장 기대치(8조2680억원)를 뛰어넘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은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선 뒤 3개월 만에 영업이익 규모가 3배 이상 늘었다.
상승곡선만 놓고보면 9만전자가 임박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이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전삼노는 지난 8일 오전 11시부터 경기 화성 소재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진행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에 6540명 조합원이 참여했고, 이 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에서는 5211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의 참여자는 4477명으로 전해졌고 전삼노는 오는 10일까지 무노동·무보수 원칙 아래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삼노가 이번 파업의 목적을 ‘생산차질’이라고 주장한 만큼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적극 독려했고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파업으로 인해 설비가 멈추면 안정화에 최소한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요일(10일)에 복귀한다고 해도 설비 가동이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총파업 기간 동안 노사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측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비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실적 회복세에 들어선 삼성전자가 ‘노조 리스크’로 회사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실질적인 생산 차질은 크지 않겠지만 업계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산업 특성상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납기 일정을 맞추지 못해 신뢰 하락 문제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총파업이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테스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간 SK하이닉스에 비해 HBM 부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는 하반기 엔비디아 납품을 목표로 HBM3E(HBM 5세대) 8단과 12단 제품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한편 파업 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키움증권은 8일 목표주가를 12만원, 하나증권은 11만7000원, 유진투자증권은 11만원을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예상보다 더욱 크게 반영,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개선 폭이 기대치를 넘어섰다”며 “그 동안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해왔던 비메모리 부문도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되는 등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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