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박)찬호나 (김)도영이를 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와 주전 3루수 김도영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쉽게 말해 대체 불가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김도영은 말할 것도 없고, 박찬호를 대신할 선수도 없다. 정확히 말해 3루수와 유격수로 뛸 선수는 많지만, 두 사람의 무게감을 100% 채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13일 광주 SSG 랜더스전까지, KBO 수비 최다이닝을 살펴보면 김도영이 720이닝으로 3위, 박찬호가 679⅓이닝으로 9위다. 박찬호가 시즌 초반 잠시 허리 통증으로 쉰 기간을 감안하면, 탑5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특히 두 포지션은 수비가 중요하고, 체력 소모도 크다. 현재 두 사람은 경기 전 훈련량을 크게 줄이는 수준에서 체력을 관리 중이다.
주전들은 다치지 않고 130경기 이상 뛰는 게 최대미덕이다. 단, 벤치에서 적절히 휴식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 스포츠는 휴식이 훈련 이상으로 중요하다. 10명 중 9명의 선수가 힘드냐고 물으면 안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힘들다. 박찬호와 김도영도 사람이다. 안 힘들면 사람이 아니라 기계다.
이범호 감독이 의외로 주축들의 체력안배를 아주 매끄럽게 하지는 못한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KIA가 시즌 내내 타이트한 승부를 펼친다. 줄곧 1위를 달리지만 전반기 내내 2위권과 큰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KIA가 리그 최강인 건 맞지만, 과거 왕조들처럼 압도적 전력은 아니다. 특히 마운드에 크고 작은 부상자가 줄곧 있었다. 불펜이 6월 이후 크게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주축 타자들이 쉴 여유가 부족했다.
대신 이범호 감독은 스코어가 크게 벌어진 경기가 나오면 김도영과 박찬호를 적극적으로 빼서 쉬게 한다. 이게 은근히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현장 관계자가 적지 않다. KIA는 12일 SSG전서 4회까지 0-13으로 뒤졌다. 이범호 감독은 본래 그 순간 두 사람을 빼려고 했지만, 3회말에 갑자기 5득점하면서 한번씩 타석에 더 들어서게 했다. 그래도 이날 김도영이 6회초부터, 박찬호가 7회초부터 쉬었다.
이범호 감독은 “도영이나 찬호를 스타팅에서 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가 오거나 하루 쉬든지, 그런 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경기 흐름이 넘어갈 경우 몇 이닝 정도 휴식을 취해주면서 시즌을 치르게 하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KIA가 현재 독주모드를 갖췄지만, 아직도 시즌은 2개월 이상 남아있다. 1위를 확정한, 여유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 언제 고비가 찾아올지 모른다. 그리고 두 사람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이범호 감독은 “두 선수가 빠지면 가장 큰 타격이다. 고참들은 어느 정도 경기를 해가면서 할 수 있는, 특히 외야 같은 경우 그런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팀 유격수와 3루수는 공수를 두루 맡아서 하는 친구들이다. 그런 부분을 매일 관리하고 체크하려고 한다. 트레이닝파트도 두 번, 세 번 체크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정말 힘들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경기를 하면서 넣고 빼고 해야 한다. (이)우성이가 돌아와서 타격이 좀 더 안정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하루 정도 쉴 수 있는 상황을 조금씩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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