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랜디 존슨이 올라와도 털린다…”
SSG 랜더스 베테랑 불펜투수 노경은(40)이 올 시즌에도 맹활약한다.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난타전으로 흘러갔지만, 노경은이 마운드에 올라오고 SSG 쪽으로 흐름이 정리가 됐다. 노경은은 이날 2이닝 1탈삼진 1사구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올 시즌 47경기서 6승3패20홀드 평균자책점 2.19다. 53⅓이닝 동안 WHIP 1.20, 피안타율 0.216이다. 리그 순수 불펜투수들 중에선 최다이닝이다. 76경기서 9승5패2세이브30홀드 평균자책점 3.58, 83이닝을 소화한 작년보다 더 좋은 페이스다.
나이 마흔에 피칭도사가 된 느낌이다. 13일 경기를 마치고 만난 노경은은 “게임 딱 분위기 보면 난타전이라는 것을 선수들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날은 그런 얘기해요. 뭐 랜디 존슨이 올라와도 털린다고. 선수들끼리 그런 농담을 하는데 최대한 선두타자 볼넷을 안 내주려고 올라갔다. 볼넷보다 그냥 안타로 나가는 게 뭔가 심리적으로 좀 나은 것 같다. 치라고 그냥 던졌다”라고 했다.
노경은은 야구는 운의 영역이 있다고 얘기한다. “실투였는데 아웃되는 경우도 많고 기가 막히게 던졌는데 안타 맞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치라면서,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타자들도 노경은의 투구수 절약정신을 잘 안다. 그래서 초구부터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노경은은 그걸 또 활용한다.
노경은은 “이제 보인다. 더 치라고 던진다. 타자가 변화구를 노리면 직구를 던지고, 직구를 노리면 변화구를 던진다. 그만둘 때는 다 보인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중간투수 입장에서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아무도 모른다. 9월까지 잘 보낼 생각만 한다”라고 했다.
이닝, 경기 수 모두 인지하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노경은은 “똑같다. 별로 못 느낀다. 그냥 똑같이 루틴대로 운동하고 마운드에 오른다”라면서 “쓸데없는 공을 많이 안 던진다. 오늘 많이 던지면 내일은 공을 많이 안 던진다. 안 던지고 경기 나가는 경우도 있다. 충분히 팔 풀 시간도 있다. 자기가 불안해서 연습할 때 직구도 던지고 변화구도 던지면 결국 팔 컨디션이다. 단기전이 아니고 마라톤인데, 그것만 유지를 잘 해도 된다”라고 했다.
노경은 역시 고효준에게 배운 노하우를 잘 활용하고 있다. 그는 “내가 뻣뻣하다. 유연성으로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고 근력하고 탄력으로 던진다. 근력만 신경 쓴다. 그냥 이닝, 경기수 상관없이 올려주면 나간다. 어차피 내가 안 좋으면 감독님, 코치님이 알아서 빼준다. 아프지 않은 이상 계속 나간다”라고 했다.
종합하면 이렇다. 노경은은 “공 개수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한다. 멀티이닝을 던지면 이닝 사이에 땀 안 식게 해야 하고, 에너지 드링크도 먹고 그런다”라고 했다. KBO리그 모든 불펜 투수가 노경은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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