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외국인 근로자, 본인 위해 돈 쓴다…가족계좌 송금 비율 하락”

해외송금·국내소비, 2030세대가 주도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100만여명이 가족보다 본인을 위한 소비를 늘리고 있다. 해외송금 데이터 분석 결과 가족계좌 비율은 하락했지만 본인 계좌 비율은 상승했다.

22일 BC카드는 해외송금 전문 핀테크(금융+기술)사 글로벌머니익스프레스(이하 GME)와 협업해 외국인 근로자 100만여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최근 4개년 상반기 확인 결과 2021년 부모·형제·배우자에게 송금하는 비율은 과반 이상인 58%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본인 송금 비율이 20%를 돌파했고 올해는 25%로 2021년 대비 10%p(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가족(부모·형제·배우자) 송금 비율은 절반 이하(49%)로 떨어졌다.

GME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세대)로서 본인 삶을 중요시하는 특징이 송금 현황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부모 세대가 가족부양을 위한 송금이 대다수였다면 이제는 미래의 나를 위한 저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급여소득자’로 전체 81%를 차지했다. 최다 송금 연령대는 2030세대로 전체 중 63%를 차지했으며 성별에서는 주로 남성(68%)이 송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소비도 대부분 2030세대가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030세대가 카드 이용건수와 금액에서 각각 64%와 57%를 차지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전국 350만 BC카드 가맹점에서 최근 6개월 내 3개월 이상 결제실적이 있는 외국인 대상으로만 분석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소비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 상위 3개 지역은 전남, 경남, 강원이었다. 전남은 전국 평균 대비 카드 이용건수(12%)와 이용금액(7%) 모두 10%p 이상 높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경남, 전남, 강원 지역은 올해 1분기 외국인 근로자가 전년 동기 대비 29%, 27%, 27% 증가했다. 증가율이 울산, 대구, 부산, 대전 등 주요 광역시 다음으로 높았다.

BC카드는 소비 상위 3개 지역 내 MZ세대 외국인 근로자 카드 이용 현황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세부적으로 분석했다. 공통적으로 등록 외국인 수가 많은 지역에서 소비가 가장 많이 일어났다. 주로 쇼핑과 식음료품 구매 목적 유통 업종에서 매출 상승률이 높았다.

먼저 전남 지역은 영암군에 1만여명 외국인이 거주하는 만큼 소비도 최고를 기록했다. 최고 매출 상승 업종 역시 유통으로 33%를 차지했다. 영암군은 대불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최근 조선업 호황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곳이다.

경남도는 외국인 근로자 2만여명이 거주하는 김해시가 30%로 최다 소비 지역이었다. 다만 숙박 업종이 눈에 띄는데 이는 일자리에 비해 거주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원주시(약 6000여명 거주)에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소비가 가장 많이 일어났다.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농축수산업에 외국인 근로자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성수 BC카드 데이터사업본부장(상무)은 “국내 체류 외국인 260만 시대에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BC카드는 데이터 기반으로 사회적 변화에 따른 효과적인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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