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수과정서 ‘주식 스와프’ 방식 활용
큐텐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새 주식 제공
몸집 키워 美 나스닥 상장 노렸지만 실패
미국 플랫폼 위시 2300억에 인수 후 자금난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무분별한 주식 스와프에 시한폭탄 터져’
티몬·위메프의 셀러 정산금 지연 사태의 여파가 여행업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두 회사 모회사인 큐텐 그룹은 사회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마켓 신화 구영배 큐텐 대표의 무리한 기업 인수가 티몬·위메프의 몰락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마켓 창업주인 구영배 큐텐 대표는 지난 2009년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 10년 경업 금지 계약을 맺고 1년 뒤인 2010년 싱가포르에서 큐텐을 설립했다.
계약에 따라 구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경업 금지 조항이 풀린 2022년부터 구 대표는 다시 국내에 복귀했는데 이 과정에서 티몬, 위메프 등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을 사들이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22년 9월 티몬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과 4월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까지 연달아 인수하며 단숨에 업계 4위의 사업자로 도약했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인수과정에서 현금을 투입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주식을 제공하는 ‘주식 스와프’ 방식을 활용했다. 티몬·위메프 지분을 큐텐이 가져가는 대신 기존 주주는 큐텐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하는 새 주식을 받는 구조였다. 이는 이커머스 기업을 사들여 큐텐그룹 전체 몸집을 키운 뒤 큐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줘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큐텐은 적자 기업인 티몬과 위메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도 계속해서 미뤄졌다. 지난 2월에는 11번가 인수를 추진하다가 자금이 부족해 미국 쇼핑 플랫폼 위시를 사들였는데, 이 당시에는 ‘주식 스와프’ 방식이 아닌 현금 1억7300만달러(한화 약 2300억원)을 투입했다. 이로 인해 큐텐 그룹의 유동성은 고갈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큐텐이 해외 셀러 등에게 판매 대금을 제때 주지 못한 상황도 발생했다.
한편 구영배 큐텐 대표는 과거 지마켓을 나스닥에 상장한 경험이 있다. 큐텐 그룹을 설립한 이후 무리한 인수로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스닥 상장만을 좇다가 결국 자회사의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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