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SK하이닉스, 역대급 분기 실적…가전·전장에 웃은 LG전자
캐즘 여파 LG엔솔·포스코 고전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글로벌 복합 위기에 따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회복 흐름을 탄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 실적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들이 웃은 반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은 배터리와 업황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는 철강 기업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인공지능(AI) 붐으로 반등에 성공한 반도체 기업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6조4232억원을 기록,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5조4685억원에 달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 달성은 업계 1위를 지키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실적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2·4분기 HBM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했고, 6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를 기록했다. 또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가격이 오른 것도 전체 실적에 반영됐다.
직원들 성과급도 두둑해졌다. SK하이닉스는 모든 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50%, 최대치 성과급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2분기 매출액은 45조 206억원, 영업이익은 4조 279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0.7%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작년 2분기 기록을 1년 만에 경신,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썼다.
LG전자도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과 먹거리인 전장 사업의 실적 개선으로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기업은 울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줄어든 6조161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 현상의 장기화가 타격을 줬고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 성장률을 기존 '미드 싱글'(4~6%)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철강업계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한 752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매출액은 18조5100억 원으로 8% 줄었고, 순이익도 37.5% 감소한 5460억 원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와 전방산업 부진 등에 따른 철강 부문은 물론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이차전지 소재 분야도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홍윤석 포스코홀딩스 마케팅전략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대부분 수요 산업이 부진하다. 글로벌 긴축과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면 단기간 시황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면서 "미국 금리 인하와 중국 철강 감산 등 구체화에 따른 상황 개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2분기 영업이익이 9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 시황 둔화와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으나 신규 수요 창출 및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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