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티몬·위메프 사태’ 발생 이후 첫 공개 석상
글로벌 이커머스 위시 인수에 판매대금 사용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티몬·위메프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그룹이 동원 가능한 자금 800억원과 함께 개인 사재를 모두 내놓겠다고 밝혔다.
30일 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사태 현안 질의에 출석했다. 그는 “현재 회사에 자본이 남아있지 않다”며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원 수준으로 중국에 묶여 있어 당장은 정산 자금으로 쓰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개인 사재를 투입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큐텐 지분 38%를 갖고 있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티몬·위메프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큐텐그룹 계열사다. 티몬·위메프 사태는 위메프가 지난 7일 ‘5월 판매자 대금’을 제때 정산 못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도 물건(서비스)을 구매하고 상품을 못 받는 등 피해를 봤다.
구 대표는 판매 대금을 어디에 사용했냐는 질문에 “자금은 (이커머스 간) 가격 경쟁을 하고 있다 보니 대부분 프로모션에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또 구 대표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 인수 당시 큐텐그룹 판매 대금이 일부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판매대금은 정산해줘야 될 돈이 아니냐, 정산 대금 중 일부를 가지고 위시 인수대금으로 썼다는 것이냐”고 묻자 구 대표는 “판매 대금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판매대금이 포함된 400억원은 판매자들에게 한 달 내에 상환했고 내부적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이 “판매 대금은 정산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구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한 달 내에 상환했다”고 응답했다.
또 “올해 5월 정산 주기를 주간에서 월간으로 바꾼 것이 정산금을 더 늦게 지급하기 위한 것 아니냐”, “현금으로 티몬캐시를 구매하면 10% 할인하게 해서 현금을 확보하고 티몬캐시를 지급한 것이 아니냐” 등 질문에 구 대표는 “잘 알고 있지 않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날 구 대표는 사태 발생 이후 도망가려고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에게 사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 대표는 “도망가려고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15년간 모든걸 바쳐 비즈니스를 키우기만 했고 한 푼도 사익을 위해 횡령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게) 100% 사죄하겠다”며 “별도 시간을 주신다면 제가 생각하는 티몬·위메프 구조조정과 합병 등을 해서 사업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29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30일 두 기업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개시 여부 결정 전에 대표자 심문에서 회생 신청 이유가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재산 보전처분과 함께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다. 재산 보전처분은 채무자가 재산을 소비하거나 은닉,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변제하는 등 행위를 막기 위해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것이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등을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향후 티몬과 위메프가 채권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소액채권자들 리스트를 만들어 재판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