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무려 5점차로 앞서고 있던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의 방화가 시발점이 됐다. 반면 SSG 랜더스는 포기하지 않고 롯데를 쫓은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롯데는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에 11-12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나승엽(1루수)-손호영(3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 선발 투수 김진욱.
SSG : 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지명타자)-한유섬(우익수)-이지영(포수)-오태곤(1루수)-하재훈(좌익수)-김성현(2루수), 선발 투수 오원석.
전날(30일)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던 롯데와 SSG. 먼저 미소를 지은 쪽은 SSG였다. 반대로 롯데는 악몽 같은 하루였다. 1951일 만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원조 특급유망주' 윤성빈이 1이닝 5실점(5자책)으로 조기 강판된 가운데 올해 불펜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던 최이준이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 관절 부분 손상,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날도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주고받았다. 일단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1회 선두타자 윤동희가 SSG 선발 '롯데킬러' 오원석을 상대로 2루타를 폭발시키며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이후 고승민의 유격수 땅볼에 SSG 박성한이 실책을 범하면서 1, 3루 기회가 마련됐고, 전준우와 빅터 레이예스가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다만 이어지는 무사 2, 3루에서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손호영과 정훈이 오원석의 백도어 커브에 제대로 얼어붙은 까닭.
롯데는 곧바로 추가점까지 확보했다. 2회초 선두타자 박승욱의 볼넷과 정보근의 희생번트 등으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 고승민이 달아나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후 롯데는 전준우의 안타와 레이예스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이번에도 확실하게 간격을 벌리진 못했다. 이에 SSG도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SSG는 2회말 공격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롯데 선발 김진욱을 상대로 2루타를 뽑아내며 포문을 연 뒤 한유섬이 연속 안타로 한 점을 추격했다. 이어 이지영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오태곤이 좌익수 방면에 1타점 2루타로 간격을 1점차로 좁혔고, 김성현이 천금같은 동점타를 터뜨리며 롯데 쪽으로 넘어갈 뻔한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SSG가 동점을 만들어내자, 롯데가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3회초 선두타자 손호영이 오원석의 3구째 138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정훈도 오원석의 직구를 공략해 백투백홈런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SSG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SSG는 4회말 공격에서 이지영이 볼넷으로 물꼬를 튼 뒤 오태곤이 좌중간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때 롯데 중견수 윤동희가 공을 더듬는 틈에 1루 주자였던 이지영이 홈을 파고들었고, 이어지는 1사 2루에서 김성현의 평범한 땅볼을 박승욱이 험블하면서 마련된 1, 3루에서 최지훈이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 5-5로 팽팽하게 맞섰다.
본격 승부가 기울어진 것은 5회초였다. 선두타자 손호영이 SSG의 바뀐 투수 이로운을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튼 뒤 정훈이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1사 1, 3루 기회가 찾아왔다. 여기서 롯데가 정보근을 대신해 황성빈을 대타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리드를 되찾는 1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그리고 윤동희가 이로운의 4구째 131km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쏘아 올려 9-5까지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선발 김진욱이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도 4이닝 동안 투구수 91구,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가게 되자, 5회부터 한현희를 투입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한현희가 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기를 드높였고, 7회초 공격에서 레이예스-나승엽-손호영이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바탕으로 10-5까지 달아났다.
그런데 9회말 경기의 흐름이 묘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원중이 10-5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전의산에게 안타, 김성현에게 볼넷,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정준재에게 적시타, 박지환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간격이 3점차로 좁혀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2사 1, 2루에서 에레디아에게 7구째 137km 포크볼을 공략당해 동점 스리런포를 허용하면서 경기는 10-10이 되면서 연장전 승부로 이어졌다.
연장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롯데였다. 12회초 선두타자 김민석이 SSG 마무리 문승원을 상대로 안타, 장두성이 3루수 방면에 행운의 번트 안타, 노진혁이 볼넷을 얻어내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정훈이 희생플라이를 쳐 다시 11-10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것은 SSG였다. 12회말 2사 1루에서 오태곤이 롯데 바뀐 투수 현도훈을 상대로 끝내기 역전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롯데 입장에서 최악의 결말이 만들어졌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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