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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28년 전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금메달을 따낸 방수현(52)이 대한배드민턴 협회에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22)을 지지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1996년 애틀랜타 ‘전설’ 방수현에 이어 28년 만에 여자 단식을 제패했다. 복식까지 포함하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후 16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무릎 부상 등으로 마음고생이 컸다. 하지만 기대대로 결승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완벽한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정상에 오른 뒤 시상대에서 두 팔을 들어올려 포효한 안세영은 기쁨도 잠시 믹스트존에서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건 나을 수 없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은 실망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불만이 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 "짧게 말하자면 수정 선생님(한수정 트레이너)이 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눈치도 많이 보시고 힘든 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 미안함이 크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충격 발언했다. 이어 "(협회와)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지만 많은 실망을 했다"면서 "나중에 더 자세하게 설명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더욱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부상 직후)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참으며 경기를 했고, 지난해 말 다시 검진해보니 상태가 더 안 좋았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참고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옆에서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협회에 대한 실망감을 지울 수가 없다. (실망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면서 "배드민턴의 발전을 위해, 기록을 위해 계속 해나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A 올림픽 출전에 대한 질문을 하자 안세영은 "대표팀을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뛸 수 없다는 건 선수에게 야박한 결과"라면서 "엄연히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 (배드민턴) 협회가 모든 걸 다 막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는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는데 금메달이 하나 밖에 나오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돌아봐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날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부상을 당한 안세영은 검진 결과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당초 2~4주만에 회복된다고 했지만 더뎠다. 통증을 참아가면서 국제대회를 소화해야 했다.
통증 탓에 경기력은 좋지 않았고 결국 재검진을 받았다. 재검진 결과 처음과 같은 진단과는 달랐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당시 "슬개건 부분 파열된 부분이 처으므 진다나 내용과는 다르게 짧은 시간 내에 좋아질 수 없고 올림픽까지 최대한 유지해서 통증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제대회 수를 줄이고 올림픽에 올인했다.
부상 직후 협회를 통해 받은 검진 결과가 오진이었다는 점부터 부상 속에서 많은 대회를 소화해야 했던 점들이 불만으로 쌓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레전드 방수현이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안세영의 작심 발언을 들었다.
이에 대해 방수현은 "협회가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서승재 최유정 선수가 살인적인 경기를 소화했다. 10게임을 했으니깐. 선수들을 보호 차원에서 조금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선수가 출전을 안 하면 국제배드민턴연맹에 페널티(벌금)를 내야 한다. 배드민턴 흥행을 위해 그렇게 해놨다. 그렇기 때문에 안세영도 무릎을 다친 뒤 쉬면서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오픈과 싱가포르 오픈 등에서 계속 뛰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회복하는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뒤를 이어 28년 만에 금메달을 딴 안세영에 대해 "그동안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제 이름이 나왔는데, 이제는 안세영의 시대"라며 "앞으로 안세영 이름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전성기다"고 웃은 뒤 "세계 1등이 된 것이지 않냐? 이젠 (안세영이) 겸손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파리(프랑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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