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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못 칠 것 같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 건 아니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최연소-최소경기 30-30이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달성한 투수가 다름 아닌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였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15일 고척 키움전서 3-1로 앞선 5회초 1사 1루서 헤이수스의 초구 148km 하이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알고 보면 김도영은 20-20도 6월23일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치며 달성했다. 20-20에 이어 30-30까지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에게 만들어냈다. 그 자체로 김도영 기록의 퀄리티가 더 올라갔다.
김도영은 15일 경기 후 “그래도 에이스급 투수에게 친 게 좋았다. 투수에게 내가 어려운 이미지를 심었다는 의미가 있어서 만족스럽다. 조금 약한 투수들을 상대로 잘 친 게 아니라, 잘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로 잘 쳤다. 그런 부분은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흥미로운 건 김도영이 헤이수스를 두고 지난 4월24일 고척 맞대결 당시 선발투수 윤영철에게 “헤이수스 공 절대 못 친다. 니가 막아라”고 했다는 점이다. 실제 헤이수스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김도영은 헤이수스에 대한 존중과 함께 자신감까지 동시에 드러냈다. “좌투수들 중에선 상대하기 제일 까다로운 투수다. 그때(4월24일 경기서) 그런 말을 한 기억은 난다. 그래도 못 칠 것 같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 건 아니었다. 오늘도 역시 헤이수스의 공은 좋았다. 그 공을 쳐서 조금 더 뜻깊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치켜세운 헤이수스. 정작 김도영은 올 시즌 헤이수스에게 강하다. 15일까지 올 시즌 9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이다. 그리고 올해 김도영은 투수들에게 단골로 지목되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김도영의 인터뷰는 항상 알차다. 스피치가 아주 유려한 건 아니지만 듣기 좋다. 기본적으로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KBO리그 모든 구성원을 존중한다. 그렇다고 과도한 겸손은 지양한다. MZ세대답게 자신감 있는 발언도 과감하게 내놓는다.
헤이수스는 분명 좋은 투수지만, 김도영은 그런 헤이수스를 상대로 대업을 달성했다. 올해 김도영이 KBO리그 NO.1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경기다. 마지막까지 고척돔을 떠나지 않은 KIA 팬들은 김도영이 방송사 인터뷰, 물 세리머니를 마치자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김도영은 그런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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