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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또다시 만화같은 활약을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을 달성, 스즈키 이치로를 뛰어 넘고, 무려 94년 만에 '전설'까지 소환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타니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6안타(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전 세계 최초' 51홈런-51도루를 달성했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업적을 달성한 것. 그런데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타니는 이튿날 52번째 홈런과 도루를 손에 넣으며 55-55를 향해 한 발 더 다가섰고, 22일 콜로라도전에서 53호 도루까지 기록했다.
이미 만화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오타니가 또다시 믿기 힘든 경기력을 선보였다. 압권 그 자체였다. 오타니는 1회말 콜로라도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더니, 0-4로 뒤진 3회말 1사 1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생산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2루 베이스를 훔치며 54번째 도루를 수확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처음으로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3-5으로 추격에 성공한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콜로라도의 바뀐 투수 제이든 힐을 상대로 다시 세 번째 안타를 뽑아낸 뒤 다시 한번 도루에 성공, 55호 도루를 기록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56도루)를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이제 오타니에게 남은 경기는 6경기. 이 기간 내에 2개의 도루만 추가하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 만화같은 활약의 정점을 찍었다. 4-5로 근소하게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콜로라도의 세스 할보센의 4구째 스플리터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무려 114.7마일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53호 홈런. 이 홈런으로 다저스는 천금같은 동점 홈런을 만들었고, 후속타자 무키 베츠가 끝내기 백투백홈런을 폭발시키며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오타니가 역전승의 발판의 마련했던 셈이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새역사를 만들어냈던 오타니는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다저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타니는 9회말 53호 홈런은 올 시즌 94번째 장타였는데, 이는 1930년 베이브 허먼이 보유하고 있던 다저스 구단 최다 장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었다. 이제 오타니는 남은 경기에서 한 개의 장타만 더 기록하게 되면 다저스 구단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이날 두 개의 득점을 수확하면서 이치로가 보유하고 있던 일본인 최다 득점(127점)을 뛰어 넘게 됐고, 'MLB.com'의 사라 랭스에 따르면 1홈런 2도루를 바탕으로 최근 4경기에서 5홈런-5도루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도류'로 뛸 때보다 더 많은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는 오타니. 10년 7억 달러의 계약이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임은 분명해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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