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인이 다 있나'... 4G 연속→32구 던지고 10회 등판 자처했다, 염갈량 감동받을 수밖에 [MD잠실 준PO]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감동 받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감동을 받은 일화를 공개했다. 바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이야기다.

에르난데스는 1선발 역할을 맡을 선수였다. 하지만불펜이 헐거워진 팀 사정상 준플레이오프에선 불펜으로 나섰다.

그런데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전 경기 출장 중이다. 적게 던진 것도 아니다. 1차전에서 2이닝 27개를 투구했고, 2차전에서도 1⅔이닝을 던졌다. 투구수는 38개를 기록하며 첫 홀드를 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휴식이 계획됐던 3차전에서도 등판할 수 밖에 없었다. 마무리 유영찬이 흔들린 것이다. 6-3에서 배정대에게 투런포를 맞아 6-5로 쫓기자 LG 벤치는 유영찬을 내리고 에르난데스를 올렸다. 다행히 공 4개로 후속 타자들을 막아내며 세이브를 올렸다.

그리고 4차전까지 나왔다. 3-5로 역전을 허용한 LG는 8회초 5-5 동점을 만들자 에르난데스가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갈 수 있었다. 하지만 11회말 심우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패했다.

에르난데스의 투혼이다. 4경기서 6⅓이닝을 소화했고, 101개의 공을 던졌다.

이제는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 출장을 앞두고 있다.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만큼 에르난데스의 등판은 불가피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에르난데스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고마운 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 감독으로서는 정말 고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4차전에 9회가 끝나고도 1점을 내면 10회에 던지겠다고 하더라"라고 10회 등판을 자처한 뒷이야기를 밝혔다.

당시 에르난데스는 2이닝 동안 공 32개를 던진 상황. 앞서 3경기 모두 나와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할 텐데도 팀을 위해 희생할 마음을 전한 것이다.

10회초 LG는 비록 점수를 내지는 못했지만 코칭스태프에게 그 마음은 전달됐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의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그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