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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퍼펙트 괴물' 사사키 로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또다시 미뤄지는 것일까. 일단 사사키는 치바롯데 마린스의 제안을 거부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의 프란시스 로메로는 4일(이하 한국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사사키 로키가 2025시즌 치바롯데 마린스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고교 시절부터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며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사사키는 2022년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사키는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고, 이후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리고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이 '전승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힘을 보태면서 사사키의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반대로 사사키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드러내면서, 치바롯데가 2024시즌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25세 미만의 선수는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계약이 불가능하다. 즉 최근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긴 선수들처럼 수천만 달러 또는 수억 달러의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것이다.
치바롯데 입장에서는 사사키의 꿈을 밀어준다는 이미지를 챙기는 것 외에는 아무런 '실리'도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할 리 만무했다. 결국 사사키는 스프링캠프 출발이 눈 앞으로 다가오게 되자,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잠시 접고 2024시즌에도 치바롯데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빅리그에 대한 뜻을 완전히 굽힌 것은 아니었고, 사사키는 많은 의미가 담긴 '풀타임'을 목표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사사키는 다시 한번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두 차례나 1군에서 자리를 비웠던 까닭이다. 그러나 사사키는 올해 18경기에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완투승으로 치바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고, 가을 무대에서서도 진가를 뽐냈다.
사사키의 시즌 막바지 활약에 감동을 받았을까. 치바롯데는 포스트시즌 일정이 끝난 직후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바로 사사키에 대한 것이었다. 마츠모토 나오키 본부장은 "작년에도 말했지만, 입단 초부터 매년 사사키와 (메이저리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는 올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츠모토 본부장은 "시즌 중 1군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충분히, 열심히 해줬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겼다. 이 멘트로 인해 일본들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사사키가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과거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단장을 역임했던 짐 보우덴은 '디 애슬레틱'을 통해 사사키를 FA 랭킹 3위로 선정했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사사키를 25위로 꼽았다. 사사키가 본격 FA 랭킹에 이름을 올린 것은 분명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마련됐다.
이러한 가운데 사사키에 대한 추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치바롯데의 2025시즌에 대한 제안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치바롯데가 사사키의 빅리그 진출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처럼 해놓고, 뒤에서는 잔류를 제안했다. 지난 겨울과 똑같은 일이 발생할 조짐이다. 로메로는 "23세 에이스의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 가지 가능성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는 것이고, 다른 가능성은 치바롯데와 2025시즌 연봉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메로가 전한 소식이 확실하다면, 이번 겨울에도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지난 3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무려 26년 만에 최정상에 오르면서 일본시리즈 일정까지 종료되면서 일본도 본격 스토브리그에 돌입한 가운데, 사사키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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