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저는 좀 빼주면 안 될까요."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과 김광현도 자리에 참석해 추신수의 마지막을 함께 빛냈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1년 국제아마추어계약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긴 시간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한 그는 2005년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이적한 뒤 2008년 자리를 잡기 시작해 2009년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9년 156경기 175안타 20홈런 21도루 86타점 87득점 타율 0.300 OPS 0.946을 기록하며 아시아 빅리거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그는 2010년에도 165안타 22홈런 22도루 90타점 81득점 타율 0.300 OPS 0.885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2011시즌과 2012시즌에도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주가를 올렸다.
추신수는 2013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는데, 154경기 162안타 21홈런 54타점 107득점 타율 0.285 OPS 0.885라는 성적을 남겼다. 개인 통산 세 번째 20-20클럽에 가입한 시즌이었으며 한 시즌 274출루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약 1803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후 텍사스에서 7년 동안 활약하며 아시아 빅리거 최초 사이클링히트(2015시즌), 아시아 빅리거 최다 연속 경기 출루(52경기, 2018시즌) 등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빅리그 통산 1652경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타율 0.275 OPS 0.824라는 성적을 남기고 한국 무대를 밟은 추신수는 SSG에서 4시즌 동안 439경기에 나와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타율 0.263 OPS 0.812를 기록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추신수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추강대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추강대엽'은 한국 야구계에서 굵직한 활약을 펼친 네 명의 타자 추신수, 강정호(은퇴), 이대호(은퇴),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의 성을 따서 만든 단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굵직한 활약을 남겼지만, 겸손한 자세로 답변했다. 그는 "나 좀 빼주면 안 되나 싶다. 부담스럽다. 이승엽 선배나 (이)대호의 커리어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자신이 미국에서 뛰었기 때문에 더 좋은 활약을 했다고 보일 뿐이지, 이승엽 감독이 미국에서 활약하고 이대호가 더 많은 기회를 받았다면, 자신보다 더 대단한 성적을 남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뛰었다면 다른 분들도 잘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강정호에 대해서는 "강정호는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였고, 저도 정말 좋아하는 동생이지만, 미국에서 뛰었던 시간이 짧았다. 두 번째 있는 건 무리가 있다"고 농담을 건넸다.
끝으로 추신수는 "나는 한국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 미국에서 뛰었다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며 "내가 첫 번째 있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이승엽 선배도 최고의 타자였다. 이승엽 선배나 이대호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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