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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조금 상태가 좋지 않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에서 1위표 30장을 독식하며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정규시즌 MVP를 손에 쥐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올해는 타석에만 전념한 오타니의 활약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꿔 놓았다. 오타니는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의 불법 스포츠 도박 스캔들로 인해 시즌 초반 힘겨운 스타트를 끊었지만, 4월 중순으로 향하면서 조금씩 감을 되찾더니, 쉴 틈 없이 불방망이를 휘두른 결과 8월 일정이 종료된 시점에서 40홈런-40도루의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오타니의 시선은 50-50으로 향하기 시작했고, 전인미답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지난 9월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맞대결에서 6안타(3홈런) 10타점 2도루의 활약을 바탕으로 오타니는 50-50을 넘어 51홈런-51도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55-55까진 해내지 못했지만, 오타니는 159경기에 출전해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타율 0.310 OPS 1.036의 엄청난 성적을 거뒀고, 홈런(54개)-타점(130점)-득점(134점)-출루율(0.390)-장타율(0.646)-OPS(1.036)에서 모두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지명타자'가 MVP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시선은 오타니가 50-50을 달성하면서 순식간에 뒤바뀌었고, 이날 만장일치 MVP로 선정됐다. 지명타자 MVP는 오타니가 역대 최초였고, 세 번의 MVP를 모두 만장일치로 달성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아메리칸리그에 이어 올해 내셔널리그에서 연달아 MVP를 수상한 것 또한 오타니가 유일했다. 그야말로 최초의 역사를 쏟아냈다.
MVP가 확정된 후 오타니는 "다저스의 일원 중 한 명으로서 (팀을) 대표해서 MVP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모두가 잘 해줬다. 정규시즌도, 포스트시즌도, 월드시리즈도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셔널리그에 처음 왔는데, 이렇게 평가를 해줘서 솔직히 기쁘다. 내년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오타니는 현재 재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는데, 상태가 썩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올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오타니는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또다시 부상을 당했다.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2루 베이스를 훔치는 과정에서 왼손으로 땅을 짚었는데, 이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이 발생했다. 경기 직후 다저스는 '왼쪽 어깨 아탈구'라고 밝혔고, 오타니 또한 불편함을 호소하면서도 남은 월드시리즈 일정도 빠짐 없이 소화하면서, 큰 부상이 아님을 보여줬다.
하지만 실제 오타니의 어깨 상태는 좋지 않았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일정이 끝난 뒤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통해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을 치료하기 위한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대부분의 타이틀을 모두 갖고 있는 오타니에게 없는 것이 있다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이다. 오타니는 'MLB 네트워크'의 방송 인터뷰에서 사이영상에 대한 물음에 "받게 된다면 최고일 것 같다. 우선은 재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복귀해서 열심히 시즌을 치르고 싶다. 그리고 더 강해진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한 어깨 재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개막전부터 던지고, 치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전망보다 조금 상태가 좋지 않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개막전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내년 도쿄돔구장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이도류'를 볼 수 없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현실적으로 왼쪽 어깨 회복이 좋다고 하더라도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오타니는 올해 타자를 세워둔 상황에서 실전에 가까운 피칭은 단 한 번도 소화하지 않았고, 왼쪽 어깨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투구를 할 수 없다는 점과 도쿄시리즈의 개막전이 미국 본토 개막전보다 훨씬 일찍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투수 복귀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렇다면 현재 오타니의 재활 진행 상황은 어떨까. 그는 "지금은 가동 범위를 넓혀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실밥도 뽑고, 상처도 잘 아물었다. 오늘, 방금 전부터 하체 훈련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야구 욕심'만 놓고 본다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오타니이기에 개막전 '이도류' 복귀를 목표로 움직일 전망이지만, 현실적으로 개막전에서 투수 오타니의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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